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3번째다. 과거 탄핵 정국에선 한국 주식시장의 방향이 엇갈렸다. 노 전 대통령 때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박 전 대통령 때는 되레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정치적인 영향보다 당시 경제 상황이 주로 작용한 결과다.
정치보다 시장이 주가 향방 갈라
박 전 대통령 땐 탄핵안 발의 전날인 2016년 12월 2일 코스피지수 1970.61을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탄핵안이 의결된 같은 달 9일까지 54.08포인트(2.7%) 오르면서 2024.69를 기록했다.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해 파면을 선고한 2017년 3월 10일 코스피지수는 2097.35로 뛰었다.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해 6.4% 오른 수치다.
시장 관계자들은 증시 방향성을 가른 주된 이유로 경제 상황을 꼽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 증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당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이 제기됐던 시기고, 고유가와 중국의 긴축 정책에 따라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이 컸다”며 “반면 2016~2017년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함께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였고, 수출 호조가 지속하는 국면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면 장기화 땐 정책 공백 악재 우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기적 관점에서 국내 정치 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지속성도 길지 않다”면서도 “탄핵 정국 장기화로 정책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주가, 외국인 수급 변동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앞선 두 차례 탄핵 국면에서 모두 제한적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발의된 때부터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기까지 달러 대비 원화값은 1173.3원에서 1187원으로 1.2%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박 전 대통령 때는 이 기간 원화값이 1172.6원에서 1144.4원으로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