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정국 신속히 수습"…시민들, 휴일에도 '촛불' 들었다

지난 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정권 퇴진 4차 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회 본회의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중계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정권 퇴진 4차 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회 본회의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중계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며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8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시민들은 전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자 “탄핵안 가결”과 “국민의힘 해체” 등을 함께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옛 전남도청 앞 광주 민주광장에서 ‘제5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혼란스러운 정국을 신속히 수습하는 길은 탄핵뿐”이라며 “탄핵안 가결”, “윤석열 체포” 등을 촉구했다.

강기정·김동연 “즉시 퇴진·탄핵뿐”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지난 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지난 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시민들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불참으로 탄핵소추안이 무산된 것을 놓고 “국민의힘 해체”, “윤석열 자진 사퇴” 등을 촉구했다. 전날 굵은 빗줄기 속에서 모인 5000여명의 시민은 탄핵소추안 표결이 정족수 미달로 성립되지 않자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집회에 나오겠다”고 외쳤다.

광주시민들은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선 “위헌이자 위법”이라며 탄핵 절차 이행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담화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추진하고, 한 총리와 주 1회 이상 정례 회동을 해 국정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인가. 누구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인가”라며 “한 대표가 대통령의 사퇴 시기를 정하는 것은 헌법을 교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SNS에 “한 총리와 한 대표가 만난다고 경제도, 국격도 회복되지 않는다. 시간 끌기용에 불과하다”며 “경제 재건과 국격 회복의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은 즉시 퇴진, 즉시 탄핵뿐”이라고 썼다.

부산·경남·강원 등서도 “국민의힘 해체”

지난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도 이어졌다. 윤석열 정권 퇴진 강원 원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원주의료원 사거리에서 제1차 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탄핵 강릉비상행동도 오후 6시30분강릉월화거리에서촛불집회를 이어간다. 

윤석열 정권 퇴진 원주운동본부 측은 “국회에서의 탄핵은 일단 부결됐지만, 거리로 나선 민심은 꺾이지 않는다”며 “국회의 탄핵이 아닌 국민의 투쟁으로 정권과 국민의힘을 몰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경남에서도 윤 정권 규탄 집회가 이어진다. ‘윤석열 정권 퇴진 비상 부산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부산시 최대 번화가인 서면에서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전날 서면 집회에는 약 3000명이 몰렸는데, 날이 갈수록 집회 참석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윤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국민에게 총 겨눈 정권의 편에 섰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지난 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지난 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6시부터 경남 창원시 시청광장에서 ‘창원 시민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불법계엄 내란주범 윤석열을 체포하라’, ‘헌법유린내란주범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을 구호로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앞서 집회 인원을 고려했을 때 이날 1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철(51) 경남진보연합 집행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의 탄핵안 표결 불참을 두고 “국민의힘은 민심을 따른 적이 없다”며 “주권자의 결정과 요구에 따르는, 단 8명의 국회의원이 없었다. 국민에게 총을 겨눈 정권의 편에 선 셈”이라고 비판했다.

“국힘 찍은 내가 분하고 부끄럽다”  

지난 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4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4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이모(35·경남 창원시)씨는 “경남 지역 국회의원 16명 중 13명이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라며 “내 표를 받고 당선된 의원도 탄핵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 사람을 찍은 내가 너무 분하고 부끄러워 오늘 집회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촛불집회를 열지 않은 대구와 충북 등에서는 오는 9일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민의힘은 수시로 입장을 바꿔가며 자기 살길만 찾는 가장 저급한 방식으로 사태를 키우고 있다”며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를 위한 시민행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