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님 저는 빼주세요"…'탄핵 표결 불참' 與의원들에 문자폭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던 중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국민의힘 의원들 이름을 한명씩 호명하며 돌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석에 홀로 앉아있는 사람은 안철수 의원. 뉴스1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던 중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국민의힘 의원들 이름을 한명씩 호명하며 돌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석에 홀로 앉아있는 사람은 안철수 의원.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민의힘 불참에 따른 재적 의원 미달로 무산되면서 여당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에 "비상계엄 선포 이후 문자·전화가 쏟아진다"며 "휴대전화를 완충(완전히 충전)해서 출근해도 보조배터리 없이는 2시간을 못 버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단어를 차단 문구로 설정해도 특수문자를 넣어서 다시 보내는 통에 차단도 제대로 안 된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전후해 SNS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 촉구 문자를 보내자"며 이들의 전화번호가 담긴 명단이 공유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5일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을 촉구하는 문자가 자동으로 보내지는 링크(사이트 주소)를 개설·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는 8일 기준 접근할 수 없는 상태로 뜬다. 

문자 폭탄에 따른 업무 마비 상황이 발생하면서 대구·경북(TK) 출신의 한 3선 의원은 전날(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연락처가 저장되지 않은 사람의 전화·문자를 차단하는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링크를 공유하는 등 궁여지책을 짜내기도 했다. 

사진 김재원 페이스북 캡처

사진 김재원 페이스북 캡처

일부 시민의 성난 문자는 현역 의원이 아닌 주요 당직자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김재원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지만 국회의원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탄핵소추 안건의 투표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제부터 현재까지 수천 건의 욕설과 폭언 전화, 문자 메시지가 오고 있다. 저는 해당 없으니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적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팬덤인 '개딸'을 호명한 뒤 "제발 저는 빼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개인정보인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 사용해 조직적·집단적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업무방해 등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