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뼈 잃은 승무원 출신 유튜버…"징그럽다" 악플에도 웃는 이유

유투버 ‘우자까’로 활동 중인 우은빈씨. 사진 유튜브 채널 ‘우자까’ 캡처

유투버 ‘우자까’로 활동 중인 우은빈씨. 사진 유튜브 채널 ‘우자까’ 캡처

“나처럼 뇌 손상을 입은 분들한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

불의의 사고로 머리뼈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승무원 출신 여성 유튜버가 일부 악성댓글(악플)에도 꿋꿋이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튜버 ‘우자까’로 활동 중인 우은빈씨는 지난 8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 출연해 올해 1월 불의의 사고로 머리뼈 40%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우씨는 항공사와 은행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뒤 강사 활동을 해왔다. 그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승무원·은행원이 되고자 하는 취준생들에게 면접 노하우를 전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승무원 준비생 강연을 위해 이동하던 중 인도에서 뒤로 넘어지면서 허리와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 사고로 그는 뇌출혈과 뇌부종으로 인해 왼쪽 머리뼈의 약 40%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우씨는 “사고 당시 길에서 뒤로 넘어져 머리를 보도블록에 크게 부딪혔고 그날 기억을 다 잃어버렸다”며 “머리가 깨져 뇌출혈과 뇌부종이 발생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뇌출혈로 좌뇌 95%가 손상됐고 왼쪽 귀와 전두엽 밑으로도 피가 쏟아져 후각 신경세포와 시각 신경세포가 모두 손상됐다”며 “수술 전 의사가 생존 확률이 20~30%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결국 왼쪽 머리뼈 5분의 2를 들어내는 개두술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수술에 성공했지만 머리뼈를 드러낸 채 살게 됐다.  

우씨는 “수술 후 암담하고 절망적이었다”며 “어떻게 내가 이렇게 생길 수가 있지? 머리가 반은 날아간 것 같았다. 침을 꿀떡 삼키면 뇌가 움직이는 게 다 보였다”고 털어놨다.

사진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사진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그는 “달라진 외모에 상처를 입고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을 찾아 위안을 받아보려 했지만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어 유튜브를 하게 됐다”며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 꽤 있다고 들었는데 다 나처럼 숨어서 누구를 찾고만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건네봐야겠다고 생각해 한국 최초로 머리뼈가 없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했다”고 말했다.

우씨는 “응원해주는 댓글도 많았지만 ‘토나온다’ ‘징그럽다’ ‘밥맛 떨어진다’ ‘남편이 불쌍하다’는 악플도 정말 많았다”며 “하지만 저는 그 악플에 얽매이면서 불행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긍정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며 “여러분도 어떤 아픔을 마주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씨의 사연은 외신에도 소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6월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씨의 유튜브 영상을 소개하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해온 노력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