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전용기 내 브리핑에서 “한ㆍ미 동맹은 철통 같고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양국 국민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ㆍ미 연합 태세는 여전히 강력하고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폴 러캐머라 장군 역시 분명히 어떤 우발적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특히 ‘현시점에서 계엄 선포 여파가 한ㆍ미 안보협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봐도 되는가’라는 질의에 “그렇다. 그렇게 (영향을 미친다고) 규정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고위급이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러캐머라 사령관 그리고 나도 카운터파트와 통화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중요한 동맹국(한국)과 소통이 잘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추가 조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한국의 민주적 제도와 절차가 헌법에 따라 완전하고 적절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이 일본 방문에서 일본 나카타니 겐 방위상과 대(對)한국 관계를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선 “오스틴 장관은 상대국 카운터파트를 만나면 역내 주요 사건에 대한 평가를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며 “그리고 한ㆍ미ㆍ일 3국 관계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최우선 순위였다”고 답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일본 방문을 준비하면서 한국 방문도 함께 추진했지만 계엄 사태로 이를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서울을 들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지만 이를 확정하거나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가운데 처음 5세대 전투기가 배치된 조지워싱턴함이 정박해 있는 요코스카 해군 기지 등을 방문하며 미ㆍ일 동맹 군사 역량의 현대화를 점검한다. 이번 방일 기간 이시바 시게루 총리, 나카타니 방위상과의 실무 만찬도 예정돼 있다.
정 박 전 부차관보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배경에 대해선 “한국의 정치적 교착 상태와 극심해진 정치 양극화로 누적된 윤 대통령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계엄 선포는 정말 정말 이례적인 조치”라고 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 양쪽의 대통령들은 모두 한국인의 삶을 더 좋게 만들겠다며 취임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OECD 행복지수 순위에서 최하위권”이라며 “진보든 보수든 한국 정치의 양극화가 심화한 것은 그간 여러 정부가 한국 사회의 불만과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한국 담당 부정보관, 중앙정보국(CIA) 동아태 미션센터 국장을 지낸 정 박 전 부차관보는 2021년 1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임명돼 한국 관련 업무도 담당해 오다 지난 7월 5일자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