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감정 의뢰해야”… 대학가 반발 기름 부은 尹대국민담화

계엄의 정당성을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의 12일 대국민 담화 이후 대학가와 교육계의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12일 강원 춘천시 한림대학교 정문 앞에서 한림대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강원 춘천시 한림대학교 정문 앞에서 한림대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시국회의) 소속 10여명의 학생은 곧바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담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 31개 대학의 재학생 2000여명이 모인 시국회의는 “내란범 윤석열 즉각 퇴진과 체포”를 주장하며 지난 10일에 발족한 단체다.

이들은 “계엄 선포에 대한 그 어떠한 인정도 없는 그저 책임 회피뿐인 담화였다”며 “마치 질서와 안전을 위해 병력을 투입했다는 주장에 황당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총을 겨눈 비상계엄 선포야말로 내란이었다”고 주장했다.

충남대 교수들이 12일 충남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대 교수들이 12일 충남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교수들의 비판 목소리도 한층 더 거세졌다. 전국 116개 대학 교수와 연구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3차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반란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의 범죄행위를 조속히 단죄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과 결연한 의지로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대표자로 나선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늘은 윤석열의 제3차 내란 선동이 자행된 날이다”며 “매우 비참한 요청이지만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들에게 윤석열의 정신감정을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계 “국민과 싸우라고 가르친 적 없다”

11일 오후 강원 춘천교육대학교 집현관 삼거리에서 춘천교대 총학생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강원 춘천교육대학교 집현관 삼거리에서 춘천교대 총학생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원 단체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담화를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입장문을 통해 “이런 대통령이 배출된 것 자체가 대한민국 공교육의 수치다”며 “어디서 배운 버릇인지 모르겠지만 교사들은 국민과 싸우라고 가르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을 상대로 '광란의 칼춤'을 벌이는 윤석열을 1분 1초라도 빨리 구속, 탄핵하라”고 덧붙였다.

국어교사 단체인 ‘전국국어교사모임’도 이날 윤 대통령의 퇴진과 내란 혐의자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계엄령 선포에서는 폭언으로, 계엄령 해제 이후에는 위선과 독선의 언어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대학생들 ‘윤석열 퇴진 총궐기’ 예고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 소속 대학생들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 소속 대학생들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집회의 열기는 더 불붙을 전망이다. 전국 38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비상계엄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 총학생회 공동행동’(공동행동)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전국 대학생 총궐기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공동행동 측은 “대학에서 학문을 탐구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미래세대로서 이번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의 책임을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국회의도 1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60개 이상 대학의 5000여명 대학생이 참여하는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가에선 비상계엄을 해제한 지난 4일 이후 연일 비판 성명과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잔디광장에서 학생총회를 개최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안’을 의결했다. 총 2733명의 학생이 참여해 찬성 2704표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 5일 서울대에서도 5년 만에 학생총회가 열려 총투표수 2556표 중 찬성 2516표로 ‘윤석열 퇴진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