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질 알지만…" '尹 탄핵' 단상 오른 노래방 도우미의 호소

사진 부산MBC 유튜브 캡처

사진 부산MBC 유튜브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에서 "우리 주변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한 한 여성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여성은 자신을 노래방 도우미라고 소개했다. 

부산MBC 유튜브 채널에 지난 11일 올라온 '윤석열 탄핵 체포 부산시민대회' 영상을 보면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목도리를 두른 한 여성은 자유 발언대에 올라 "저는 저기 온천장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소위 말하는 술집 여자"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너같이 무식한 게 나대서 뭐하냐' '사람들이 너 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 같냐'는 말에 반박하고 싶어서, 또 많은 사람이 편견을 가지고 저를 경멸하거나 손가락질할 걸 알고 있지만 오늘 저는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자 이 자리에 용기 내 올라왔다"고 허리를 90도로 숙여 청중에게 인사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간곡히 부탁하고 싶어 이곳에 섰다"며 "그건 우리가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정치와 우리 주변의 소외된 시민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박근혜(전 대통령)를 탄핵했고, 또 윤석열(대통령)을 탄핵할 것이지만 동시에 국민 절반은 박근혜와 윤석열을 뽑은 사람들"이라며 "내 집 값이 오른대서, 북한을 견제해야 해서, 내가 속한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그렇게 부추겨서 국민 절반이 (여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발언하는 여성. 사진 부산MBC 유튜브 캡처

발언하는 여성. 사진 부산MBC 유튜브 캡처

이 여성은 "그들은 왜 그러는 것일까. 20~30대 남성과 노인들은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냐"고 물은 뒤 "그것은 시민 교육의 부재와 그들이 소속될 적절한 공동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듣던 청중 사이에선 박수가 나왔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우경화가 가속화되는 시대 한복판에 서 있다"며 "이 거대한 흐름을 막지 못한다면 또 다른 윤석열이, 또 다른 박근혜가, 또 다른 전두환과 박정희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니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들과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져달라. 오로지 여러분의 관심만이 약자를 살려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장애인·여성·성소수자·이주노동자·지역 등을 향한 차별이나 혐오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못한 것이다.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이것이 끝이라고 여기지 말아달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SNS에선 그의 이런 발언을 놓고 "정치인 발언보다 낫다" "진정한 용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산에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12일 오후 7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중학교 3학년 학생 2명은 단상에 오른 뒤 "(윤 대통령이) 아무 일도 없었는데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헌법 위반 내란죄가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두 번째 표결이 오는 14일로 예정되면서 부산도 분주한 분위기다. 지난 7일보다 2~3배가량 많은 인원이 다가오는 주말 집회에 운집할 것으로 지역 정계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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