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수석은 서울 중동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1978년 제12회 외무고시 합격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외무부 동북아1과장, 아시아·태평양국장, 주싱가포르 대사, 외교통상부 기획관리실장·기획조정실장,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 2013~2014년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2015~2018년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박 전 수석은 동북아1과장이던 19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의 공동선언 도출을 앞두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관련해 '사죄'라는 표현이 선언에 반영되도록 일본을 설득했다. 결국 공동 선언에는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는 대목이 반영됐다. 사죄 표현은 일본어로 '오와비'(お詫び)로 명시됐다.
아시아·태평양 국장으로 재임하던 2004~2005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재직 시로, 일본의 거듭된 역사 도발로 인해 한·일 관계가 부침을 겪었으나 양국 관계를 무난하게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쌓은 공적으로 인해 박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초기 주일본 한국 대사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2014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당시 관방장관이 "일·한 발전을 위해 힘을 기울여 온 분"이라며 정부 대변인으로는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공개 석상에서 내놓기도 했다.
박 전 수석은 외교관으로서 퇴임한 뒤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초빙교수와 연세대 객원교수를 맡으며 연구 활동을 이어갔고,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