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승객 심폐소생술로 살렸다...올해 '지하철 의인' 9명

서울교통공사가 올 한해 지하철 1~8호선에서 응급환자 구호와 시설물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한 ‘지하철 의인’ 9명을 선정해 포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가운데 박새미·배상현·유선춘·임원희·조진호씨 등 5명은 지하철을 이용하다 마주친 응급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명을 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았다. 박씨는 지난 4월 5일 출근길 5호선 열차 안에서 심정지가 온 승객을 발견, 지하철 보안관과 함께 승강장으로 옮긴 후 심폐소생술을 하고 역에 비치된 자동제세동기로 응급처치한 뒤 환자를 119 구급대에 인계했다.

박영균 서울교통공사 안전계획처장(사진 가운데)이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환자구호 등 지하철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한 이들을 매년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해 감사장과 포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서울교통공사

박영균 서울교통공사 안전계획처장(사진 가운데)이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환자구호 등 지하철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한 이들을 매년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해 감사장과 포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서울교통공사

김한나·조예슬씨는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위급한 승객 상태를 관찰하며 곁을 지켰다. 김씨는 특히 한여름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도 약 1시간 동안 승객을 곁에서 돌봤다. 구급대가 도착하고, 상황이 마무리된 후에는 역사 내 있던 붕대를 빌려 쓴 것이 미안하다며 사비로 산 붕대를 가져와 역 직원에게 감동을 줬다고 한다.

강동현·최윤민씨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역사 시설물 문제점을 날카로운 눈썰미로 발견해 시민 안전을 지킨 공을 인정받았다. 최씨는 지난 9월 비가 내리던 늦은 밤 1호선 청량리역 6번 출입구를 통해 나오던 중 캐노피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 역사 밖으로 나온 최씨는 곧바로 역으로 돌아와 현장을 재차 확인하곤, 고객안전실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역 직원은 현장을 확인하고 출입구를 통제했다. 최씨도 역 직원과 함께 승객 통제를 도왔다. 이후 거세진 비로 인해 파손된 유리가 바닥에 떨어져 깨졌지만, 최씨 신고 덕분에 시민이 다치는 안전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다.

승객으로 붐비는 서울지하철 2호선 모습. [연합뉴스]

승객으로 붐비는 서울지하철 2호선 모습. [연합뉴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매년 지하철에서 발생한 시설물 장애, 인명 구호, 화재진압, 범죄대응 등 안전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한 시민을 의인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선정된 9명을 포함, 현재까지 총 42명에게 감사장과 상을 줬다. 올해는 특히 박새미씨 등 세 명에게는 서울시장 표창까지 줬다.


박병섭 공사 안전관리본부장은 “지하철 안전을 지켜준 의인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지하철을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시민 협조와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지하철 안전에 기여하는 시민 공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포상해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