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6시 15분,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되며 헌정사상 세 번째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막이 올랐다. 헌법재판소는 16일 오전 10시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14일 사건 접수 직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16일 현재 공석인 3인을 제외한 6명 전원이 모이는 재판관 회의에서 앞으로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진행 절차 및 일정의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선 주심 재판관 한 명, 변론준비절차 등을 진행할 수명 재판관 2명을 정하고 헌법연구관 태스크포스(TF) 구성 및 사건 처리 일정도 논의한다.
주심은 누가…朴 탄핵 땐 여야 합의 추천 재판관이
통상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사건의 주심은 비공개지만, 과거 유일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주심 강일원 전 재판관이 공개된 적이 있다. 헌재의 전자배당 시스템을 통해 강일원 전 재판관에게 자동배당됐고, 재판관 회의 끝에 이를 확정해 발표했다. 강일원 전 재판관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선출된 재판관인 데다, 2016년 12월 당시 5년 차 재판관으로 주심을 맡는 데에 대체로 이견이 없었다.
다만 현재 재판관 중에선 강일원 전 재판관처럼 여야 합의로 선출된 사람이 없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문재인 대통령 임명, 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 재판관이다. 정형식 재판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복형 재판관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했다. 오는 10일 회의에선 자동배당 결과를 포함해 논의한 뒤 주심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 어떻게…12월 내 재판관 3명 공석 채울까
12월 중 공석인 3명 재판관을 채울지도 큰 변수다. 여야가 추천한 3명 후보가 확정됐고 인사청문특별위원회도 꾸려져 이르면 12월 내 인사청문회까지 마칠 가능성이 크다. 국회가 본회의에서 3명을 선출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장을 수여할 전망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뒤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이선애 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전례도 있다.
헌재가 9명 체제를 복원하면 심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에 3명 재판관 충원이 늦어지면 심리와 결정도 늦어질 수 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사건 가처분 결정으로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심리한다’는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했지만 결정까지 내리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다수다. 위헌·탄핵 등 심판정족수인 재판관 6명 이상 찬성을 위해 만장일치의 결론을 내기도 쉽지 않다. 현재로선 최선임인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내년 4월 18일 전에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대통령 임명 재판관들이라 퇴임 뒤 후임자에 대해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임명권이 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 수 있다. ‘접수일로부터 180일 이내’인 탄핵심판 선고 시한은 내년 6월 12일이다.
尹, 대리인 선임해야… 없으면 국선대리인 지정
탄핵심판 절차는 형사소송법을 준용해 진행된다. 피청구인은 심판정에 출석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형사재판과 달리 불출석하더라도 제재는 없다. 앞선 두 대통령도 탄핵심판에 직접 나오지 않았고 대리인단만으로 심리를 진행했다.
현재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수사단계에선 심판절차를 정지할 방법은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이 기소된 뒤 방어권 행사를 위해 헌재에 심판절차 정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수용 여부는 재판관들이 결정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기소 후 심리 중단’을 피하기 위해, 특검 측이 탄핵심판 선고 직전 ‘한시적 기소중지’를 했고, 3월 10일 헌재 파면 결정 이후 검찰이 수사를 재개해 4월 17일 구속기소했다.
헌재 ‘파면’ 즉시 대통령직 궐위…두 달 내 대선
심리 끝에 탄핵심판 청구가 기각될 경우, 결정문 등본 송달 직후 직무정지 상태인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할 수 있다. 만약 청구가 인용돼 ‘파면’ 결정이 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또 헌법 68조 ②항의 대통령이 궐위된 때에 해당돼 60일 이내에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