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국수본, ‘내란 혐의’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소환 조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염 당시 상황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염 당시 상황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단이 16일 오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1시20분쯤 자택에서 나와 변호인과 함께 이동해서 오후 2시쯤 특별수사단에 출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장관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국혁신당 및 시민단체 등은 이 전 장관에 대해 형법 87조 내란죄 등 혐의로 고발했고, 국수본은 지난 9일 이 전 장관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지난 8일에는 이 전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비상계엄 선포 당일 지역 행사를 중단하고 서울로 올라와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계엄 직후인 지난 4일 박성재 법무부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김주현 민정수석 등과 대통령 안가에서 만난 것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국수본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계엄 전후 국무회의 개최 경위와 내용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국무회의록을 담당하는 행안부 의정관은 지난 3일 계엄 직전엔 연락을 받지 못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앞서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계엄 전 국무회의록에 대해 “없다”고 밝혔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대통령은 충암고등학교 동문이다. 연합뉴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대통령은 충암고등학교 동문이다. 연합뉴스

 
또 이 전 장관이 사전에 비상 계엄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국군방첩사령부를 방문해 충암고 출신 영관급 장교 등과 함께 식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은 이후 한 달 만인 지난해 4월 18일 방첩사가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근거가 되는 대통령령(국군방첩사령부령 대통령령 제33409호 일부개정령)이 시행됐다고 주장했다. 방첩사 지원 업무에 ‘대테러·대간첩 작전 지원’ 조항이 신설되고 군 보안 업무에 ‘사이버’ 등에 대한 업무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계엄 선포 전후로 이 전 장관이 조지호 경찰청장 등과 경력 배치를 논의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통화 내역에 따르면 조 청장은 지난 3일 오후 11시 34분 이 전 장관과 통화했다. 경찰이 국회를 전면 통제하기 3분 전이었다. 조 청장이 이 전 장관의 지시로 국회를 봉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조 청장은 “다른 지시로 바빠서 통화를 거의 못 했다”고 해명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7일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이튿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면직을 재가했다. 이 전 장관은 부처 내부망에 “행안부를 떠나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직접 만나 손도 잡아보고 얼굴도 한 번 더 뵙고 싶었으나 그러한 시간마저 허락되지 않는다”며 “여러분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는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