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본, 尹 출석요구서 대통령실·관저 전달 불발…"우편도 발송"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 관계자들이 16일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에 도착하고 있다.   이날 공조수사본부는 윤석열 대통령 출석요구서 전달을 위해 대통령실을 방문했지만 전달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 관계자들이 16일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에 도착하고 있다. 이날 공조수사본부는 윤석열 대통령 출석요구서 전달을 위해 대통령실을 방문했지만 전달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인편으로 전달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공조본은 특급 등기 우편으로도 출석요구서를 발송해 둔 상태다.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본은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를 방문해 출석요구서를 직접 전달하려고 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공조본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대통령실에 도착해 비서실과 약 1시간가량 대화하다가 철수했다. 비서실은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에서 출석요구서를 대통령실이 수령하는 게 소관 업무에 해당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손영조 공수처 선임수사관은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것이지 지위가 사라진 건 아니어서 비서실이 최소한의 비서업무는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6일 공조본이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 검문소에 서있는 모습. 오소영 기자

16일 공조본이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 검문소에 서있는 모습. 오소영 기자

 
공조본은 오전 11시 30분쯤 관저로 출발해 오후 12시 5분쯤 도착했다. 수사관들은 차를 주차한 뒤 검문소 앞 경호 인력과 전달 과정에 대해 상의했지만, 경호처에서 “업무 소관이 아니다”며 수령을 거부했다. 경찰은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도 동시에 발송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출석요구서 전달에 최종 실패할 경우 긴급체포 등 강제로 구인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공조본은 “아직 그런 부분을 검토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공조본 출석요구서엔 오는 18일 오전 10시 경기도 과천 공수처로 출석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혐의명은 내란 우두머리(수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이 적시됐다.

국수본은 이날 오전 9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 5명의 내란 등 혐의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 대통령 등 5명이 한 사건으로 묶여있고,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한 사안이기 때문에 영장 신청 등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사건을 이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등 국무위원 7명을 조사한 데 이어 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나머지 인원과도 조사 시기를 조율 중이다.

지난 15일 긴급 체포된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문 사령관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정보사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노 전 사령관이 계엄령 포고문 초안을 작성한 인물이라는 의혹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나왔다. 국수본은 추가 조사 뒤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