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혁재도 세금 2억 안냈다…체납왕은 2136억 안낸 이 사람

경찰이 30일 부산국세청을 압수수색했다. [중앙포토]

경찰이 30일 부산국세청을 압수수색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2억원 이상 세금을 내지 않은 체납자가 1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서 2000억원 넘게 체납한 인터넷 불법 도박 업체 운영자가 개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그맨 출신 이혁재(51)씨 등 유명인들도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2억원 이상 국세를 1년 이상 체납한 고액·상습체납자 9666명 명단을 17일 공개했다. 개인이 6033명, 법인이 3633개다. 이들의 총 체납액은 6조1896억원이다. 지난해 공개 명단과 비교해 체납자는 21.3%(1700명), 체납액은 26.5%(1조583억원) 늘었다.
금액별로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 체납자가 7465명(77.2%·2조244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00억원 이상 체납한 인원은 0.4%인 35명으로, 총 1조4203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고액·상습체납자 추이

고액·상습체납자 추이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불법 온라인 도박업체를 운영한 이현석(39)씨로, 종합소득세 등 2136억원을 내지 않았다. 뒤이어 같은 업체 소속 김기영(47)씨도 2134억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명 중 5명이 불법 도박에 관여하고 있었다.

법인 중에선 부동산임대업을 운영한 자이언트스트롱이 법인세 등 444억원을 체납했다. 대표자는 일본인 와타나베 요이치다. 뒤이어 주식회사 에프엑스시티플래티넘(427억원), 주식회사 붉은악마(396억원), 주식회사 에이치디로지스물류(331억원) 순으로 이어졌다.

유명인으로는 개그맨 출신 이혁재 씨가 이름을 올렸다. 이씨는 개인 명단에 2021년 부가가치세 등 총 8건, 2억2300만원을 체납해 포함됐다. 직업은 주식회사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의 출자자다. 법인 명단에도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 대표자로 포함됐다. 법인은 2021년 부가가치세 등 총 2건, 3억3000만원이 체납됐다.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알려진 소설가 김진명(67)씨는 15건에 걸쳐 종합소득세 등 28억91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2009년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에드워드 권(권영민·53)씨도 14건의 세금 총 3억43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은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와 출국금지·체납자료 제공 등 행정제재에도 끝까지 체납세금을 미납한 경우다. 이들은 제3자를 우회해 주식 양도대금을 특수관계법인에 숨기거나, 전 대표에게 토지 양도대금을 빼돌리는 등의 방식을 활용했다. 국세청은 재산은닉 혐의가 높은 체납자에 대해선 실거주지 수색, 사행행위취소 소송 제기, 체납처분면탈범 고발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개되는 내용은 성명·상호,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이다. 법인의 경우엔 법인 대표자도 함께 공개된다. 누구나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