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해 죽겠네" 죽은 교직원 휴대전화에 녹음파일 충격

전북의 한 학교에서 교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교직원의 휴대전화에는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수십 개가 발견됐다. 사진 MBC ‘뉴스데스크’ 캡처

전북의 한 학교에서 교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교직원의 휴대전화에는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수십 개가 발견됐다. 사진 MBC ‘뉴스데스크’ 캡처

전북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교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생전 고인이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었다고 주장하며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전북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 직원 A씨(43)가 지난 11일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A씨가 쓴 유서에는 “정상적으로 일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휴대전화에는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수십 개가 발견됐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직장 동료가 “죽겠네요. 진짜.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네” “나랑 근무하면 죽겠잖아요. 선생님도 빨리 가세요” “나랑 근무하니까 죽겠죠”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다른 녹음 파일에도 “선생님, 저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정말 지긋지긋하네. 선생님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하는 게 괜찮으세요?”라는 음성이 담겼다.


유족은 또 A씨가 교내 행정실장의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려왔다고도 주장했다.

고인의 친언니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잠겨 있는 휴대전화를 열고 장례식장에서 녹음된 음성 파일을 누르자 날카로운 목소리의 폭언과 다그치고 책상을 쾅쾅 치며 독촉하는 소리 등 2시간 분량의 녹음에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녹음 하나만 듣고 있어도 제가 정신이 나갈 만큼 엄청난 폭언이 이어지고 있었다”며 “이런 녹음이 연초부터 마지막 근무일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 친구는 고인이 내년 1월1일 자로 다른 학교로 발령 예정인 사실을 전하며 “경찰 조사 대상자 혹은 참고인에게 부탁한다. 죄책감에 시달리라는 게 아니라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들도 내 친구처럼 똑같이 죽으라는 게 아니라 용서 구하고 죗값을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전북교육청은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