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복지사가 집 오자 입원 뚝…환자 94% "만족" 이 서비스

송대훈 파주연세송내과 원장이 70대 환자의 집에서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송대훈 파주연세송내과 원장이 70대 환자의 집에서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이 집으로 환자를 찾아가면서 환자가 응급실에 가거나 입원하는 일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가지 않고 집에서 치료와 돌봄을 받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나아가 환자가 병원에 덜 가니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한다.

 의사 등이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는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말한다. 환자의 건강 상태, 주거 환경, 의료 욕구 등을 조사해 환자 맞춤형 치료·돌봄 통합 서비스 계획을 세워 서비스를 진행한다. 의사는 월 1회 이상, 간호사는 2회 이상 방문한다. 환자가 사는 지역의 복지시설, 시·군·구의 서비스, 장기요양 서비스 기관 등과 연계해 주거·돌봄·영양 문제 해결을 돕는다. 와상환자 관리,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병 관리를 돕고 교육하고 상담한다.

 2023년 28개 시·군·구에서 28개 재택의료센터가, 올해는 71개 시·군·구 93개 센터가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지금은 의사가 집으로 찾아가서 진료하는 일이 별로 없다. 장기요양 서비스 대상이 되면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찾아가서 재가급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핵심축인 의료는 거의 안 되고, 돌봄(요양)만 제공된다. 통합적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재택의료 시범사업이다. 

 경기도 파주시 송내과의원은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기관이다. 장모(71·여)씨는 방문진료에서 당뇨병·협심증·골다공증·고지혈증 등의 복합 질환 진단이 나왔다. 거동을 못 했고 영양실조 상태였다. 혈당 관리나 약물 관련 지식이 부족했다. 야식을 자주 해 위장장애를 겪고 있었다. 


 재택의료센터의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영양사·작업치료사 등이 역할을 분담했다. 방문진료·방문간호에다 투약 관리, 예방 접종, 재활 치료와 운동 교육, 식습관·영양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받게 지원했고 파주시의 돌봄사업에 연결했다. 장씨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고맙기만 하다. 내년에 이웃과 함께 노래자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복지부는 2022년 12월~2023년 5월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 888명을 조사했다. 또 이들과 같은 장기요양 등급을 받았지만, 통합 서비스가 아닌 장기요양 재가급여만 받는 환자(대조 그룹)를 선정해 효과를 비교했다.

 통합서비스 환자는 종전에 병원 응급실에 0.6회 갔으나 재택의료를 받은 후에는 0.4회로 줄었다. 같은 기간 대조 그룹 환자는 오히려 0.1회 증가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재택의료 환자는 0.3회 덜 방문한 것이다.  

 입원도 줄었다. 재택의료 환자는 6.6일에서 3.6일로 3일 줄었고, 대조 그룹은 2.2일 늘었다. 재택의료가 입원을 5.2일 줄인 효과를 냈다는 뜻이다. 입원한 환자의 비율도 재택의료 환자는 4.3% 줄었고, 대조 그룹은 2.9% 늘었다. 

 의료 이용이 줄자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재택의료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74만 3000원 줄었다. 반면 대조 그룹 환자는 78만 8000원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시범사업 참여 환자 1명이 153만 1000원의 건보 재정 절감 효과를 낸 셈이다.

 환자와 가족도 좋아한다. 조사 대상 환자와 가족의 94%가 만족했다. 의사·간호사 76%, 사회복지사 73%가 그리했다.   

 정부는 다음 달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3차)을 91개 시·군·구 135개 센터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주로 동네의원이 센터를 운영하는데, 내년에는 경기도의료원(수원·안성·의정부·이천·파주·포천병원), 인천·순천·남원·공주·홍성·제주 의료원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