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시작? 식욕·식단 관리
’무조건 참는다'라는 아이돌식 다이어트만 해도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여, 단기간 체중 감소는 가능하지만 결국 요요가 오거나 건강을 잃을 수 있어 위험하다. 다이어트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무조건 참는 대신, ‘잘 먹는 것’이다. 먼저 칼로리다. 20년 경력의 영양사, 밝은영양클래식연구소 정성희 소장은 “체중 감량 초기엔 칼로리를 낮춰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 대사량 대비 많이 먹거나 총 섭취 칼로리가 평균보다 높을 땐 칼로리를 따져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추천하는 방법은 현재 섭취하는 양을 기준으로 칼로리의 15~20%를 감소하는 것이다.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2500kcal라면 375~500kcal 정도 줄이면 된다. 칼로리가 낮은 것을 고르는 방법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컵라면 대신, 당면을 사용해 칼로리가 낮은 제품을 먹는 식이다. 농심의 누들핏은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제품으로 사발면·짜파구리·카구리맛 등 맛이 다양하다. 제품당 칼로리가 120~135kcal로, 기존 컵라면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낮다.
새로운 트렌드, 혈당 관리
올해 다이어트의 주요 키워드로 ‘혈당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인스타그램에서 ‘혈당관리’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은 8만3000개(2024년 12월 기준)에 이른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혈당 다이어트’란 신조어도 생겼다. 혈당 관리에 중점을 둔 식사와 운동으로 혈당을 조절하며 체중을 관리하는 것으로 이러한 트렌드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는 식사를 한 후에는 우리 몸은 지방을 활발하게 연소하는 반면, 혈당이 크게 상승하는 식사를 하면 인슐린에 의한 동화작용 때문에 우리 몸은 열심히 지방을 저장한다. 따라서 혈당 관리 식사는 체중 관리에도 긍정적이다.
혈당 관리를 위한 원칙은 간단하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골고루 먹는 것이다. 특히 당 지수가 높아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은 피한다. 흰밥 대신 현미 등의 잡곡밥을 추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 추천하는 방법이 거꾸로 식사법이다. 똑같은 칼로리의 동일한 식품을 먹더라도 단백질과 채소류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밥·빵·면) 식품을 마지막으로 먹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채소와 단백질 식사 후, 탄수화물을 먹으면 먼저 섭취한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장(腸)에 그물망을 형성해 체내에 흡수되는 포도당의 양을 줄이고 속도를 느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탄수화물 먹기 전 채소나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면 장에서 GLP-1 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GLP-1 호르몬은 식욕 억제와 체내 열량 소비 증가 효과가 있는 물질이다. 책『비만코드』는 ‘GLP-1은 위의 내용물이 아주 천천히 배출되도록 한다. 그만큼 영양소가 흡수되는 속도도 느려지므로 혈당과 인슐린도 낮아진다. 더불어 이러한 작용은 포만감을 높여서 배부르다고 느끼게 한다’고 설명한다. 조금 더 간편하게 관리할 때 추천하는 게 애사비, 애플사이다 비니거(사과 발효 식초)다. 식전에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이라는 유기산이 탄수화물의 소화흡수를 늦춰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애사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엔 음료부터 젤리, 분말 스틱까지 제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장내 환경과 체지방 개선 도와주는 유산균
다이어트를 할 때 꼭 챙겨야 하는 게 장 건강이다. 실제로 위에서 소개한 오픈서베이의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25.2%가 원활한 배변활동(변비)을 다이어트의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유산균이다. 배변활동 뿐 아니라 나쁜 식습관으로 망가진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산균의 종류도 다양한데,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유산균을 섭취할 경우 장 건강을 관리하며 체지방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이어트 코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문유진 영양사는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많은 신경세포가 모여 있으며, 영양소를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며 “다이어트 유산균은 영양 섭취가 불균형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변비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체지방 개선이 가능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