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가 탄핵 심판 서류 접수를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23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탄핵 심판 서류를 받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사진 충남도]
김 지사는 23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송년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서류를 받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당당하지 못하다”며 “법조인 출신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지 모르지만, 국민 처지에서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통치 행위라고 해도 (비상계엄 선포는) 비정상적, 비이성적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내란범으로 확정적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내란 혐의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결국 계엄 선포가 내란 행위인지 정상적 통치 행위인지는 사법부(헌법재판소)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김 지사는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나는) 탄핵을 찬성해 본 적이 없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건 법대로, 국회에서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하고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참여하라는 취지였다”라며 “어떤 형태이건 단일 대오로 가야만 당이 깨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우리(국힘)는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으로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결정 속에서 당의 간판을 내릴 정도로 환골탈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신뢰를 받으려면 솔직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 김 지사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중진들이 오직 당과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23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입지가 넓어진 것에도 우려를 표하며 “(지금) 국회는 또 다른 독재인 민주당만 남아 있다”며 “국정 안정과 경제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에 (민주당이) 국민의 이성을 더 마비시키고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태흠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대통령은 헌법 절차를 준수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처(계엄 해제)를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