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임기 1년 남기고 탄핵" 군산 女무속인에…노상원이 한 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왼쪽)과 무속인 A씨. 사진 뉴스1, A씨 유튜브 캡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왼쪽)과 무속인 A씨. 사진 뉴스1, A씨 유튜브 캡처

12·3 비상계엄 사태의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육사 41기)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전북 군산의 한 여성 무속인을 찾았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실제 생년월일은 다르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 생년월일은 1960년 12월 18일이다. 

2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전 수십차례 군산시 개정면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A씨를 찾아가 김용현(육사 38기)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사주와 점을 봤다. A씨는 노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언급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기고 탄핵을 당할 것이라고 말하자 노 전 사령관이 '외부에 공개된 (윤 대통령) 생년월일과 실제 생년월일이 다르다'고 말하며 탄핵당할 일이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A씨는 이날 공개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도 "노 전 사령관이 '국민이 알고 있는 윤 대통령의 생년월일은 전혀 다르다. 사주팔자가 다르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진짜 생년월일'이 언제인지는 말한 적 없다고 했다.  

공식적으로 불과 6일 전 64번째 생일을 맞은 윤 대통령을 위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는 생일 축하 편지 2000여통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A씨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22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 김 전 장관과 계엄과 관련한 군 관계자들의 사주·점을 수십차례 봤다. 노 전 사령관이 사주가 적힌 메모나 사진을 들고 찾아와 이들의 점괘를 물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이날 연합뉴스에 "노 전 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올해 초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방문해 군인들의 사주를 물어봤다"며 "대략 20여 차례가 넘게 다녀갔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군인들은 정확히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김 전 장관 얼굴은 TV 뉴스를 보고 바로 알아봤다"며 "김 전 장관의 사주를 가장 많이 물었고, 노 전 사령관이 '이 사람이 잘 돼야 내가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당 점집을 찾은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중요한 일'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뉴스를 보고 나서야 그때 물었던 것이 저걸(계엄) 말하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내란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경기도 안산시 소재 한 반지하 빌라에서 다른 무속인과 함께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점집. 문에 '만(卍)'자와 '안산시 모범 무속인'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찬규 기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경기도 안산시 소재 한 반지하 빌라에서 다른 무속인과 함께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점집. 문에 '만(卍)'자와 '안산시 모범 무속인'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찬규 기자

노 전 사령관은 2018년 여군 성추행 혐의로 불명예 전역을 한 뒤 경기도 안산시에 점집을 차리고 역술인으로 활동해왔다. 그가 운영한 점집 문 앞엔 붉은색 '만(卍)'자와 '안산시 모범 무속인'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점집을 운영하는 노 전 사령관이 170㎞ 거리(안산 상록구↔군산 개정면) 안팎에 있는 다른 점집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 A씨는 "노 전 사령관도 사주를 아주 잘 보는데 내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 자주 찾아왔다"며 "대통령이나 영부인도 나중에 찾아오는 것이냐 물었지만, (특별한 언급 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