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녀가 기대하는 ‘산타 선물’을 구하려는 부모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인기 애니메이션 장난감의 품귀 현상에 재고가 있는 매장을 찾거나 개점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부모들이 많았다.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아들·딸을 위해 인공지능(AI) 앱을 활용해 산타 목소리를 들려주는 이들도 등장했다.
성탄절 전야, ‘오로라핑’ 대란
영업 시작 30분 전부터 매장 앞 도로변에 차량이 줄지어 서자 매장 측에선 대기 손님에게 번호표를 나눠줬다. 매장 관계자는 “문을 열자마자 8개가 순식간에 팔렸다”며 “퇴근 후 방문하겠다는 전화 문의가 이어지지만 손님이 많아 판매가 어려울 것 같다고 안내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온라인 맘카페에선 관련 정보가 수시로 공유됐다. 서울 송파구의 한 학부모는 오전 9시 “(아이가)어젯밤 갑자기 산타 선물로 오로라핑을 달라고 빌어 '산타가 이미 출발하셨다'고 하긴 했는데 혹시 오늘 (오로라핑이) 풀리는 곳이 있는지 알려달라”며 도움을 요청한 글을 올렸다. 곧바로 당일 구매 가능한 매장 정보를 공유하는 댓글이 달렸다.
충남 천안의 한 학부모는 “성성동 OOO에 오로라핑 입고됐다. 크리스마스 전 마지막 물량이라니 연락해보라”는 글을 장난감 박스 사진과 같이 올렸다. 부산 북구에 사는 한 학부모는 “지금 OO마트에 3만9900원으로 30개 풀렸다. 겨우 구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끝냈다”는 글을 '인증샷'과 함께 남겼다.
품귀 현상은 '되팔기 논란'으로도 번졌다. 당근마켓에서 정가의 2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됐다. 일부 리셀러들은 정가에 7배가 넘는 29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은 지난주부터 오로라핑 구매를 ‘1인 1개’로 제한한 상태다.
학부모 고민 빠뜨린 ‘아이돌 포카’
6세 딸을 둔 세종의 한 학부모는 “아이가 돌봄교실에서 언니부터 아이돌 포카를 몇 장 얻어오더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브 포카를 사달라고 한다. 나이에 비해 빠른 것 같은데 꼭 사줘야 할까"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다른 학부모는 “초등 2학년 딸에게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라고 하니 '아이브 공굿(공식굿즈) 포카'를 썼다"며 "고민하다가 '산타할아버지는 그런 거 모른다'고 했다”고 말했다.
챗GPT 산타 목소리로 ‘동심 지키기’ 노력도
4세와 6세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는 “아이들이 선물보다 오히려 유치원에서 산타 할아버지와 포옹하고 온 걸 더 좋아한다”며 “선물을 줄 때도 실제 산타할아버지가 몰래 주는 것처럼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는데 산타를 믿는 순수함을 오랫동안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