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계엄 수사' 검찰로 모인다…경찰, 노상원도 檢 송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24일 경찰로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송치받았다. 검찰 특수본이 꾸려진 이후 경찰에서 계엄과 관련한 피의자를 송치받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나눠진 내란 혐의 수사가 검찰로 모이고 있다.

이날 노 전 사령관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특수본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내란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비선’으로 계엄 당일인 지난 3일 오전 김 전 장관의 공관을 찾은 비밀 손님으로 드러났다. 계엄 직전 롯데리아에서 전‧현직 군 관계자들과 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미리 포섭한 정보사 장교들을 동원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계엄 사태 수사의 한 축인 정보사 의혹의 키를 잡고 수사한 건 경찰과 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다. 공수처가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을 구속한 이후 함께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노 전 사령관이 구속기한(10일) 만료를 앞두고 검찰로 송치되면서 정보사 계엄 기획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전직 사령관은 검찰이, 현직 사령관은 공수처가 나눠 수사하게 됐다.

혈액암 조지호, 구속집행정지 요청 

지난 20일 경찰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검찰로 송치한 데 이어 노 전 사령관까지 총 3명에 대한 구속 송치가 이뤄졌다. 검찰은 최근 김 서울청장을 조사하는 등 송치 피의자를 법원에 기소하기 전까지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조 청장은 혈액암이 악화하면서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했고, 검찰은 건강 상황 등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노 전 사령관 관련 수사 자료를 분석하는 대로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공조본을 구성해 수사 정보를 공유하는 경찰‧공수처와 달리 검찰은 별도로 수사하고 있어 노 전 사령관의 공범인 문 사령관이나 정보사 영관급 인사의 진술 확보엔 어려움이 있을 예정이다. 검찰 측은 “수차례 함께 수사를 진행하자고 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정근영 디자이너

그래픽=정근영 디자이너

 
공수처가 윤 대통령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하기로 하는 등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한 공수처와 경찰의 공조본 수사는 검찰과 별도로 진행된다. 그렇지만 기소를 위해서는 결국 검찰로 송부하거나 송치해야 해 쪼개기 계엄 수사는 검찰로 하나씩 모일 예정이다. 군인 신분인 경우 군 검찰에서 기소해야 하는 만큼 결국 검찰 특수본이 담당하게 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속된 문 사령관의 구속기한이 지나기 전에 군 검찰로 이첩할 예정”이라며 “검찰로 송부할 수도 있지만 결국 기소는 군 검찰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