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전국 꼴찌 '부산 중구' 내년 출산축하금마저 줄었다…왜?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전국 226개 지자체 중에서 가장 낮은 부산 중구가 내년도 출산축하금 예산마저 줄었다. 부산 16개 구·군 중 내년도 출산축하금 예산이 늘어난 지자체는 3곳이다. 나머지 지자체는 올해와 같다. 

부산 중구 출산축하금 예산 올해 7200만원→내년 5700만원 

24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부산 중구는 출산축하금 예산이 올해 7200만원에서 내년에는 5700만원으로 줄었다. 부산 중구청 관계자는 “출생아가 너무 적어 올해 지급되지 못한 출산축하금이 4000만원가량 되다 보니 내년도 예산이 삭감됐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 인구는 4만여명이지만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70명에 불과하다.  

중구는 출산축하금을 첫째 30만원, 둘째 60만원, 셋째 300만원이던 것을 출생순서와 상관없이 자녀당 1000만원으로 확대하려다가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에 발목이 잡혔다. 출산축하금을 늘리려는 지자체는 보건복지부에 안건을 제출해 협의를 거쳐야 한다. 

출산축하금은 전액 구비로 충당한다. 자녀당 1000만원으로 늘리면 한 해 필요한 예산은 2억원 정도여서 예산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중구청의 설명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사회보장제도 협의회는 출산축하금을 늘린다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며 “협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부산 사하구의 상황도 비슷하다. 부산 사하구는 50만원인 출산축하금을 내년에는 100만원으로 확대하려 했지만,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거치지 못했다. 


부산 16개 지자체 중 부산진구·연제구·금정구 출산축하금 확대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내년도 출산축하금 예산이 늘어난 지자체는 3곳. 부산진구는 올해 1억5000만원에서 내년에는 5억4790만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부모가 받는 출산축하금은 올해에는 둘째 20만 원, 셋째 이상 60만원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첫째 2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으로 확대된다.  

연제구는 출산축하금 예산이 올해 2800만원에서 내년 3억1000만원으로 10배로 늘었다. 지금까지는 셋째 자녀부터 70만원 지급하다가 내년에는 첫째 2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100만원을 지급한다. 금정구는 올해 첫째 10만원, 둘째 20만원, 셋째 50만원 지급하던 것을 내년부터 자녀 출생 순서와 관계없이 50만원 지급한다. 확보한 예산은 3억원으로 올해 1억6000만원보다 두 배 늘었다. 

현금성 지원보다 돌봄·양육 여건 개선해야 출산 늘어

저출산 극복? 아동·가족 지원부터 늘려야. [일러스트=김지윤]

저출산 극복? 아동·가족 지원부터 늘려야. [일러스트=김지윤]

출산축하금을 둘러싸고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은 인근 지자체 간 인구 빼가기 수단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현금성 지원은 저출산 문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만큼 돌봄 여건이나 양육 여건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8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을 2022년에 전국 최고 수준(1.6명)으로 이끈 일본 돗토리현 정책 핵심 방향도 ‘현금성 지원’보다는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출산·육아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지원 금액이 다르고, 일회성 지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가진 시민이 많다”며 “첫째 출산에 그치지 않고, 둘째, 셋째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을 위해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