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스는 과거 한국에서 핵무장론은 금기시됐지만 현재 한국인 대다수가 자체 핵 개발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통일연구원이 지난 6월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국 여론이 전향적으로 바뀐 데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 위협과 더불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미국 정치 상황 변화가 꼽힌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식의 동맹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 한국 내 위기 의식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 부르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약 14조원)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국 내 핵무장 여론 동향은 미국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 대선 국면이 한창이던 지난 8월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에 한국 자체 핵무장이 부상하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을 위태롭게 할 것이 분명한 트럼프 당선을 앞두고 핵무장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의 방위 약속 대신 자체 핵무장론은 한국에서 주된 담론 중 하나가 됐다"며 "여론조사에서 한국인들은 미국의 핵우산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은 핵연료 생산이나 핵무기를 설계할 기술이 없고 핵무기를 추구하려는 정치적 의지도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