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 3일 휴가를 내고 경기도 안산의 한 롯데리아에서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장(준장),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과 함께 이번 계엄의 핵심 배후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만나 계엄 전후 계획을 논의한 혐의로 입건됐다.
계엄 당일 햄버거집 회동에 참여
탱크부대장인 구 여단장은 계엄 당시 전차부대를 동원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구 여단장이 비상계엄 당일 오후 롯데리아 회동을 마친 뒤 방정환 준장과 함께 소속 부대가 아닌 경기 성남 판교에 있는 정보사령부 100여단 사무실에 머무른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구 여단장이 이끌고 있는 제2기갑여단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해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기갑여단으로, K1A2로 무장한 3개의 전차대대가 배속돼 있다.
특수단은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주요 물증인 노 전 사령관 수첩에 담긴 계엄 관련 계획의 실현 가능성 유무와 논의 정도 등을 밝히기 위해 이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누가, 언제부터 어떤 지시와 보고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계엄 시나리오를 구상했고, 해당 계획이 어떤 단계까지 실행됐는지를 복원하는 게 핵심 과제다. 특수단은 이를 위해 구 여단장뿐 아니라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방정환 준장에 대해서도 내란 혐의로 입건했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1차 햄버거 회동' 군 관계자도 모두 수사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이 문 사령관 등 현역 군 간부들을 내란 모의에 끌어들인 과정과 이들 간 역학관계도 특수단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대상이다. 수사당국은 현재까지 노 전 사령관이 승진을 미끼로 정보사 간부들을 포섭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대령은 경찰 수사에서 “11월 초 노씨가 직접 전화를 걸어 승진을 언급하면서 부정선거 관련 유튜브 영상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이 같은 과정은 내란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포석이 될 전망이다. 수사당국은 윤 대통령이 계엄 정당성 확보하기 위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 전 사령관 등을 통해 계엄을 실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