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따르면 문 사령관은 최근 계엄 당시 정보사 요원을 투입해 선관위 장악·서버탈취를 시도했고, 이와 별도로 북파공작부대(HID)를 동원해 노태악 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직원들의 신병을 확보하려 시도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공수처는 이같은 선관위 장악 및 체포조 운영 계획이 지난 1일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에서 논의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회동에는 문 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봉규·정성욱 정보사 대령 등이 참석했다.
문 사령관은 지난 18일 체포된 이후 줄곧 선관위 장악 혐의를 부인하거나 관련 진술을 거부해 왔다. 문 사령관의 진술 태도에 변화가 생긴 건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지난 15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노상원 수첩’에 북한의 대남 타격을 유도하고 정치인·법관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목하는 내용을 공개한 이후라고 한다. 또 함께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김봉규·정성욱 대령 등이 혐의 사실을 일부 인정한 점도 문 사령관의 진술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공수처는 문 사령관 등 정보사 지휘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텔레그램 앱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고 한 정황을 포착했다. 공수처는 지난 20일 문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텔레그램 앱 삭제 등의 정황을 나열하며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