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에서 러시아로 향하던 여객기가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해 탑승자 67명 중 38명이 사망한 사고가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오인한 러시아군의 격추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더타임스는 러시아 군 블로거와 항공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같은 주장을 전했다. 앞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를 출발해 러시아 그로즈니로 가던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는 GPS 전파 방해로 수백 마일을 우회하다 동체에 구멍이 난 채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여객기 승무원은 비상 착륙 전 공중 충돌을 보고했는데, 러시아 당국은 새 떼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여객기의 산소 탱크 중 하나가 폭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라이바는 “동체의 손상이 대공 미사일의 타격과 유사하다”고 평했다. 다른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바자는 “(동체 구멍이) 포격이나 폭발 후 남겨진 구멍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여객기가 그로즈니의 공항에 착륙을 시도했을 때 해당 공항은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독립 군사분석가들은 구멍이 판치르(Pantsir)-S1 대공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친크렘린 블로거인 유리 포돌리야카는 “생존자들은 그로즈니에서 세 번째 착륙 시도 중 ‘쾅’ 소리가 났다고 했다. 그로즈니 방어 대응에 걸렸을 수 있다”고 봤다.
다른 전문가들도 “새 떼와 충돌한다면 보통 항공기는 가장 가까운 곳에 착륙한다”(항공 분석가 리차드 아부라피), “동체가 찌그러지기보다 동체를 뚫을 만한 운동 에너지가 있었던 것 같다”(오픈소스 정보연구원 올리버 알렉산더)는 분석을 내놨다.
해당 여객기엔 아제르바이잔인 42명, 러시아인 16명, 카자흐인 6명, 키르기스스탄인 3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방문중이던 러시아에서 귀국을 결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깊은 위로를 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