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예상 67세, 월 190만원은 필요"…'노후준비 중'은 44% 그쳐

지난 2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무료급식소에서 노인들이 줄지어 점심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뉴스1

지난 2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무료급식소에서 노인들이 줄지어 점심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뉴스1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예상하는 은퇴 시점은 67세로, 법정 정년인 60세보다 7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생활비로는 개인 기준 월 192만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실제로 연금 등으로 노후생활비를 준비하고 있다는 중고령자는 1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31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제10차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고령자의 경제생활과 노후준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민연금연구원이 2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로, 이번 제10차 조사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전국 50세 이상 가구원이 있는 5331가구(8736명)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노인’이라 인식 나이 69세…은퇴는 67세 예상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노후시작 시기, 즉 스스로 노인이 되는 시기를 평균 69세로 인식했다. 2021년 실시된 제9차 조사에서는 69.4세로 조사된 것과 큰 차이 없었다. 60대 후반까지는 스스로 노인이라 생각하지 않다가 70대에 접어들 무렵부터는 본격적인 노후가 시작된다고 인식하는 셈이다. 노후가 시작된다고 인식하는 사건으로는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라 답한 비율이 56.4%로 과반이었고, 이어 근로 활동 중단(23.8%), 공적연금 지급(12.1%) 순이었다.

취업 상태에 있는 50대 이상 중고령자와 그 배우자를 대상으로 은퇴를 예상하는 시점을 조사한 결과, 평균 67세로 조사됐다. 법정 정년인 60세보다는 7년 늦게,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인 65세(2033년부터)보다도 2년 늦게 은퇴하는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은퇴예상 시점을 최종학력별로 보면, 무학력자의 경우 80.2세, 초졸자는 75.8세, 중졸자 69.1세, 고졸자 67.3세, 대졸 이상 65.4세 등으로 조사됐다. 중고령자 고용률은 2021년 조사 결과(49.9%) 대비 크게 증가한 60.7%로 조사됐다. 고령화 등으로 중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진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무료급식소에서 노인들이 길게 줄지어 점심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 2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무료급식소에서 노인들이 길게 줄지어 점심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응답자들은 노후에 최저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생활비는 개인 기준 136만1000원(부부 기준 217만1000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 데 흡족한 비용을 의미하는 적정생활비는 개인 192만1000원(부부 296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최소생활비와 적정생활비 모두 직전 조사(2021년) 대비 각각 9.5%, 8.4% 상승했으나, 물가상승률(2022년 5.1%, 2023년 3.6%)을 고려하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스스로 아직 노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노후 준비 여부를 물은 결과, 44.4%는 준비하고 있는 반면, 55.6%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2021년 조사에서 준비한다는 비율이 40.1%였던 것에 비해서는 증가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들이 꼽은 준비방법(1순위 기준)은 ‘공적연금(국민연금+특수직역연금)’이 7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예금, 적금, 저축성 보험’(18.2%), ‘부동산 운용’(4.8%) 순으로 나타났다. ‘퇴직금(퇴직연금)’(2.9%)과 ‘개인연금’(1.8%)은 노후 준비수단으로서의 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