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한국·일본과 유사시 군사분쟁을 벌일 경우 핵발전소와 민간 인프라를 타격하는 훈련계획을 약 10년 전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작전 목표 지역의 병력 재배치를 막기 위해 도로, 교량, 공장 등 160곳을 타격 하는 내용의 러시아군의 공격계획 문서를 서방 소식통을 통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문서에 대해 “2008~2014년 러시아 동부 국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갈등에 대비해 장교단을 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FT는 “문서에 고위 장교 육성을 위한 합동군사학교 휘장이 있다”며 “전문가들은 2013~2014년에 배포된 문서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비핵순항 미사일인 Kh-101 미사일을 성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표적 목록이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러시아의 공격 대상 목록 82곳은 한국과 일본의 중앙 및 지역 사령부, 레이더 시설, 공군기지, 해군 기지라고 한다. 나머지는 혼슈와 규슈를 연결하는 간몬 터널 등 일본의 도로와 철도 등 민간 인프라 시설, 도카이 원전 시설과 정제소 등을 포함하는 에너지 기반시설 13곳이다.  


한국의 민간시설 공격대상은 주로 교량이지만, 포항제철소와 부산의 화학 공장 등 산업시설도 포함돼 있다고 FT는 전했다. 또 한국의 지휘통제소 두 곳에 대한 설명에는 방어를 뚫기 위한 병력 추정치와 시설 규모 등도 첨부돼 있다고 한다.

다만 해당문서는 러시아 군사력에 대한 다소 과장된 평가에 기반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홋카이도 오쿠리시토(奧尻島)에 대한 가상 임무에서 Tu-160 중폭격기 한 대로 12발의 Kh-101을 발사할 경우 목표 파괴율이 85%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지만, 파비안 호프만 오슬로 대학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전에서 Kh-101은 예상보다 은밀성이 떨어졌고, 겹겹이 쌓인 방공망을 잘 뚫지 못했다”고 했다.

문서에는 2014년 2월 24일 한국과 일본의 방공망을 시험하기 위해 Tu-95 중폭격기 두 대를 보낸 결과도 요약돼 있다고 한다. 당시 작전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인 ‘독수리 훈련 2014’와 맞물려 진행됐다.

당시 항공기 39대가 18번 요격을 했는데, 일본의 F4 팬텀 두 대가 70분간 진행한 요격이 가장 길었다고 한다.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한 전투기로 요격한 건 7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