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9개월만 상승 멈춤…전국 아파트값은 7주 연속 하락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2024.12.31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2024.12.31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여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전국 아파트값도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12월 30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01% 상승에서 이번 주 0.00%로 보합 전환했다. 지난해 3월 11일(-0.01%) 이후 41주 내내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여 만에 상승세를 멈춘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8월까지 치솟다가 정부의 대출 규제가 시작된 9월부터 상승 폭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으로 대출 총량을 줄이는 한편 정부의 압박에 시중은행도 줄줄이 대출 금리를 올린 여파다. 8월 중순 0.32%까지 올랐던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은 한 달 새 0.16%(9월16일)로 반토막 났고, 10월 이후로도 상승 폭이 계속 줄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언과 탄핵 정국이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안 그래도 대출 규제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탄핵 등으로 부동산 정책이 ‘올 스톱’될 우려까지 더해졌다”며 “매매 심리가 위축돼 아파트값 약세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3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크게 줄고 아파트값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주부터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02% 내려 지난해 4월 말 이후 8개월 만에 하락했다. 이번 주도 전주와 동일한 하락 폭(0.02%)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앞서 지난해 11월 18일부터 하락 전환해 7주 연속 내림세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지방부터 수도권, 서울 순으로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서울도 보면 외곽 지역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금천구(-0.05%)가 아파트값 하락 폭이 가장 컸고, 구로구(-0.04%), 노원구(-0.03%), 동대문·관악·강북·은평·도봉·강동(-0.02%) 등 9곳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파구(0.06%), 서초구(0.03%), 강남구(0.02%) 등 강남 3구는 지난주와 비슷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전체로는 보합이지만 지역별로 온도 차가 큰 셈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강북 등 외곽 지역은 집값이 가장 늦게 오르고, 떨어질 때는 가장 빨리 내린다”며 “작년에 상승 바람을 타기도 전에 대출 규제가 시작돼 집값이 더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연말·연초는 비수기여서 집값 변화가 크지 않다”며 “한 달 정도 지나고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도 신규 계약이 줄며 약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0%)와 마찬가지로 보합을 유지했고, 수도권(-0.01%→0.00%)은 전주 하락했다가 다시 보합 전환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3주 연속 보합(0.00%)세를 유지했고, 지방(0.00%→-0.01%)은 하락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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