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2일 시무식을 열던 삼성전자는 올해 시무식을 열지 않았다. 대신 한종희·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공동명의로 이날 오전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의 변곡점을 맞이해 기존 성공 방식을 초월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로운 제품과 사업,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조기에 발굴하고 미래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그룹 차원의 시무식을 따로 열지 않는 SK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 1일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 신년사로 새 출발을 갈음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에게는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지난이행(知難而行)’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부터 매년 정의선 회장이 직접 신년회(시무식)를 주재한 현대차는 3일 경기도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 예정이던 신년회를 6일로 연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가 애도 기간 등을 고려해 신년회 날짜를 뒤로 미뤘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 19일 일찌감치 보낸 신년사 영상에서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드릴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다져온 고객을 향한 마음과 혁신의 기반 위에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당부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현재 난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원가의 구조적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며 “이른 시일 내 핵심사업 경쟁력을 회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침묵하는 태도가 가장 큰 위기의 경고음”이라며 “우호적이고 희망적인 상황이라도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으로 어떠한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을 한화만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수 GS 회장은 1일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국내외 경기가 악화해 사업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 대응 역량을 키우고 내실을 다져 과감한 투자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단체는 무안 참사 피해자에 대한 묵념·애도로 시무식을 시작했다. 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는 2일 시무식에서 참사 피해자에 대해 묵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예정인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참사 피해자에게 묵념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올해 시무식을 생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