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해 1월 ‘북미 2024 올해의 차’에 선정됐던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2만대 이상 팔렸다. 2019년 북미 출시 후 줄곧 연간 9만대 판매의 벽을 넘지 못했던 팰리세이드도 지낸해엔 1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2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을 미국에서 선보일 예정이어서 판매량 확대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하반기에는 현대차의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과 기아 EV9의 고성능 버전인 EV9 GT도 출시된다.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을 고려해 대형 SUV 친환경차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부는 2022년 8월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와 핵심 광물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1대당 최대 7500달러를 세액공제 형태로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공장(HMGMA)을 비롯해 현대차 앨라바바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서 미국 출시용 전기차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미국에서 판매했던 현대차그룹은 자체 할인 등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는데, 올해 미국 생산 주력 모델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세계 1위 일본 토요타자동차도 올해 친환경차 판매에 집중한다. 토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전체 판매량의 50%까지 끌어 올렸다.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80%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여서 현대차·기아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변수는 올해도 중국 전기차다. 비야디(BYD) 등이 저렴하고 성능 좋은 가성비 전기차의 판매 무대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BYD의 지난해 판매량은 176만대로 전년 대비 41% 성장했다. BYD의 연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BYD는 이달 한국 시장에도 공식 데뷔할 예정이다. 소형 SUV인 아토3, 중형 세단 씰 등으로 국내 시장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