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철강 보호가 내 책임” 바이든,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불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튼의 US스틸 공장 전경. AP=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튼의 US스틸 공장 전경.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최종 불허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당 사실을 밝히며 “미국이 강력한 철강 산업을 보유하도록 하는 건 대통령으로서 엄숙한 책임”이라며 “중요한 미국 기업의 외국 소유를 차단하는 게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통령이 동맹인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중단 명령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20조원)에 매수하겠다고 2023년 12월에 밝혔다. US스틸 인수에 성공하면 일본제철은 세계 3위로 올라선다. US스틸의 조강 능력은 세계 24위이지만, 미국산 철강을 상징하는 업체인 만큼 외국 기업의 인수는 미국사회에서 큰 쟁점이 됐다.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이번 인수 계획과 관련해 안보상 위험이 없는지 검토했다. 하지만 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지난해 12월 23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최종 판단을 일임했다.

앞서 미국 내에선 미국산 철강 생산이 줄어들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일본제철은 인수 후 10년간 미국 내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미 정부에 거부권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과 이번 인수 건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기존 입장대로 일본제철의 인수를 거부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US스틸 매각은 이번 미 대선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이 반대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도 일본제철의 인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에도 이런 입장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때 위대하고 강력했던 US스틸이 외국 기업, 이번 경우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것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며 "세금과 관세로 US스틸을 다시 강하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제철 측은 인수 중단 명령이 나올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 정부 측을 제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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