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자부심' 퐁피두센터 오는 9월부터 5년간 문닫는다

루브르, 오르세와 더불어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퐁피두센터(Center Pompidou)가 오는 9월부터 대대적인 새 단장을 시작하며 5년간 문 닫는다. 재개관은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프랑스 파리 제4구에 있는 문화복합기관 퐁피두 센터. 평일에도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제4구에 있는 문화복합기관 퐁피두 센터. 평일에도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연합뉴스

 
퐁피두센터는 새 단장을 위해 본래 2022년 공사를 시작해 2027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기간에 문을 열어 두기 위해 시기를 늦췄다. 

1977년 개관한 퐁피두센터는 미술관, 공공도서관, 음향·음악 연구소, 영화상영관 등을 갖추고 있는 문화복합기관이다. 특히 미술관은 총 12만여 점의 근현대 미술 작품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연평균 약 300만~350만 명에 이른다. 

50년 전 개관 당시 이곳은 철골 구조물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모았다. 또 관람객은 건물 전면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원통형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 가며 파리 시내를 바라볼 수 있다. 당시 젊은 건축가들이었던 리처드 로저스(1933~2021)와 렌조 피아노(88)가 설계한 것으로, 여기엔 "미술관이 사회적 도구이자 모두를 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혁신적인 바람이 반영됐다. 

프랑스 정부는 퐁피두 센터를 개관한 이래 한 번도 보수 공사를 하지 않아 안전 문제가 제기된다며 2021년 초 2억 8000만 달러(약 4100억원)를 투입해 새 단장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건물 외벽의 석면 제거, 화재 안전 조치 강화,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이동 접근성 확보, 에너지 효율 최적화 등을 위해서다. 로랑 르 봉 퐁피두 센터 관장은 지난해 '퐁피두 센터 2030' 계획을 발표하며 "우리는 이 상징적인 건물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기에 재단장을 하되 그 DNA는 반드시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퐁피두센터에선 지난해 9월 개막한 '초현실주의' 전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으며, 미술관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휴관일 제외, 목요일은 오후 11시)까지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 전시는 오는 13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한편 파리 외에도 프랑스 메츠, 스페인 말라가, 벨기에 브뤼셀에 분관이 있다. 2019년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지역 첫 분관이 문을 열었다. 국내에선 한화그룹이 퐁피두센터의 해외 분관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을 유치해 개관 준비 중이다. '퐁피두 센터 한화 서울'은 여의도 63빌딩에 오는 10월에 개관(예정)하며, 이후 계약 기간 4년 동안 퐁피두센터의 소장품을 국내에서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