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앞 양쪽에선 윤 대통령 체포 찬반 집회가 각각 열렸다. 한남동 루터교회 앞 도로 등에서 신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는 오전 10시 기준 85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싸우자! 뭉치자!” “내가 윤석열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재명 구속’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Stop the Steal’은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패배했던 2020년 대선의 결과를 부정하기 위해 트럼프 지지자들이 쓰던 문구다. 눈과 비가 내리고 최저기온이 섭씨 영상 2도를 기록한 날씨에 집회 참가자들은 우비나 은박비닐을 덮고 몸을 녹였고, 밤샘 시위에 지친 일부 참가자는 인도 한편에 박스를 깔고 누워 쪽잠을 청했다.
같은 시각 50m 떨어진 곳에선 윤 대통령 체포를 외치는 시위가 열렸다. 퇴진비상행동 주최로 금요일부터 계속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엔 이날 오전 10시 기준 3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거부” “김건희 특검” 등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도로 한편에 놓인 ‘윤석열 체포를 위한 체포 텐트’라고 적힌 텐트에 들어가 몸을 녹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공수처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5일 오후부터 관저 앞을 지킨 이모(29)씨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 눈치를 보고 있다. 수사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4시부터 집회에 참여한 김봉영(55)씨는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안 하고 보여주기식으로만 하고 있다. 반드시 윤 대통령을 관저에서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퇴진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10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적법한 법원의 영장을 들고도 단 한 번의 체포시도에 그쳤던 공수처의 무능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수처의 무능함과 우유부단함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는 5시간짜리 생색내기 집행 끝에 윤석열 체포를 포기했지만, 주권자인 시민들은 영하의 날씨와 눈보라를 뚫고 57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고 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집회 참가자가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4건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