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3일 마오닝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왕이 부장이 5~11일 나미비아·콩고·차드·나이지리아를 방문한다”며 “중국 외교부장이 35년 이어온 연초 첫 아프리카 방문”이라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를 “우수한 전통”이라며 “이번 순방의 목적은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회의의 성과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년맞이 아프리카 순방의 전통은 지난 1991년 첸치천(錢其琛, 1928~2017) 부장 당시 시작됐다. 외교부장으로 정치국위원과 국무원 부총리까지 역임한 첸치천은 회고록 『열 가지 외교 이야기』(2004)에서 “내가 외무장관에 재직할 때부터 계산해보니 아프리카를 모두 12차례 방문했다”며 “89년의 정치 풍파(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을 찾은 첫 번째 외국 원수, 첫 번째 정부 수뇌, 또 첫 번째 외무장관은 모두 아프리카였다”고 회고했다. 이는 중국이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한 뒤 직면한 서구의 외교봉쇄를 아프리카 외교를 통해 우회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탕자쉬안→리자오싱→양제츠→왕이→친강까지 역대 외교부장들은 새해 아프리카 순방 전통을 모두 어기지 않았다. 2022년 12월 30일 주미대사에서 외교부장에 임명됐던 친강 역시 취임 직후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가봉·앙골라·베냉·이집트 등 5개국을 순방했다.
올해 왕 부장의 아프리카 순방은 중국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중시 외교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쑹웨이(宋微)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글로벌 사우스의 가장 견고한 구성원인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은 글로벌 거버넌스를 더욱 공정하고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추동할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미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7월 열린 중국공산당 20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에선 "최저 개발국에 일방적 개방을 확대한다"며 아프리카 중시 외교를 암시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FOCAC에서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3600억 위안(약 72조원) 지원을 약속하며 이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