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예산권 박탈에 연임 불가…새마을금고 중앙회장 힘 뺐다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영업점 모습. [뉴스1]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영업점 모습. [뉴스1]

지난해 자산 부실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뱅크런(bank run·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했던 새마을금고의 경영혁신안이 나왔다. 정부 감독을 강화하고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을 반영한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을 7일 공포한다”고 6일 발표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의 과도한 권한을 분산·축소하고 미흡했던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행정안전부, 새마을금고법 개정안 공포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전문경영인 도입 등 새마을 금고 경영 혁신안을 발표 후 질문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전문경영인 도입 등 새마을 금고 경영 혁신안을 발표 후 질문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이후 임직원 비리 등 문제가 드러나고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새마을금고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혁신방안 중에서 새마을금고 중앙회 지배구조 혁신과 금고 건전성 강화 등 입법 과제를 담은 개정안이 7일 공포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는 경영혁신 과제 대부분을 마무리했다.


개정법률안에 따라 일단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의 권한이 축소된다. 지금까지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은 중앙회 업무를 대표하면서 동시에 신용사업도 총괄했다. 하지만 앞으로 중앙회장의 권한은 새마을금고를 대표하는 대외활동 업무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로 한정된다. 1회 연임 가능했던 임기 제도 역시 4년 단임제로 변경됐다.

또 현행 상근이사인 전무이사와 지도이사에게 업무 대표권과 인사권·예산권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전문경영인 대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경수 행정안전부 지역금융지원과장은 “새마을금고 전무이사는 인사·예산·리스크 관리 등을 담당하고, 지도이사는 사회공헌·구조조정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인사·예산권이 넘어가면서 앞으로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은 인사·예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권한 강화…부실금고 조치 강화 

서울 시내의 한 새마을금고.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새마을금고. [뉴스1]

새마을금고 내부통제의 방안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대규모 금고의 경우 상근감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하도록 했다. 지금까진 총자산 500억원이 넘는 금고에만 상근 임원(이사·감사)을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론 대규모 금고의 경우 의무적으로 상근감사를 선임해야 한다.

이사회 권한도 강화했다. 사외이사격인 전문이사를 4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고, 여성이사도 의무적으로 3명 선출하기로 했다. 이사의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는 경우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고, 이사가 임원의 해임 요구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더불어 이번 개정안에는 외부 통제 방안이 담겼다. 부실한 새마을금고에 대한 기준과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는 ‘적기시정조치’를 법제화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부실 금고에 대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고, 불이행 시 벌칙을 규정해 부실 금고 통폐합 등의 조처를 내릴 수 있다.  

예금자 보호 강화도 개정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대규모 예금 인출 등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질 경우 기존에는 국가에서만 자금 차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론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에서도 차입이 가능하다. 다른 상호 금융권에 비해 낮은 편이던 금고 상환 준비금은 기존 50%에서 80%로 상향 조정했다.  

이 밖에 정부는 새마을금고 총회의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해 개의 특례 정족수를 강화(151명→251명)하는 등 경영혁신 핵심 과제를 이번 개정안에 반영했다.

한순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이번 조치로 철저한 관리·감독권을 행사해 더욱 안정적인 새마을금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