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이르면 6일 당 대표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오는 8일 열리는 자유당 간부회의 이전에 사퇴를 발표하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트뤼도 총리가 쫓겨나는 모양새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트뤼도 총리는 최근 급격한 지지율 하락으로 '사면초가' 상태다. 캐나다 여론조사 기관 앵거스리드가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3%만 "자유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차기 총선에서 자유당이 야당인 보수당에 패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인 상태다.
트뤼도 총리가 이처럼 궁지에 몰린 건 고물가와 주택 문제 등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한 탓이 크다. 설상가상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겹치면서 위기론이 가중됐다.
앞서 트뤼도 총리는 지난해 11월 지역구인 몬트리올에서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가 벌어지던 날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장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목격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트뤼도 총리는 X(옛 트위터)에 경찰의 과격한 시위 진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시위 당일 콘서트장에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모든 야당이 트뤼도 총리의 불신임안에 찬성할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당 내부는 물론 트뤼도 총리의 측근들도 트뤼도 총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현재 20명이 넘는 자유당 하원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트뤼도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는데, 비공식적으론 더 많은 의원이 사임을 권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트뤼도 총리는 아직 당 대표직 사임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리직 사임도 불투명하다. 글로브 앤 메일은 "트뤼도 총리가 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곧바로 총리직에서도 물러날지, 아니면 다음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