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변화와 혁신으로 위기 극복"…올해도 글로벌 시장 노린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혁신을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특히 본받아야 할 인물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해 관심이 쏠렸다.

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정 회장은 “위기는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자기 일에 몰두해 주변을 잘 챙겼고, 공학적 지식과 문과적 식견도 탁월했다”라며 “여러분 각자 모두에게 이러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사장, 송창현 AVP본부 사장, 성 김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 좌담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왼쪽에서부터 송호성 기아차 사장, 장재훈 부회장, 정의선 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송창현 사장. 연합뉴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 좌담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왼쪽에서부터 송호성 기아차 사장, 장재훈 부회장, 정의선 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송창현 사장. 연합뉴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선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등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달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전기차 지원 축소를 예고해왔다. 정 회장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작년에 잘 됐으니 올해도 잘 될 거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없다“라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위기 상황에선 기본기와 혁신 의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예상치 못한 위기 대응엔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객관적인 분석과 통합적인 대응을 끌어내는 내부 절차를 갖출 때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최초로 외국인 CEO를 선임한 건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국적·성별·학력·연차와 관계없이 실력 있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호세 무뇨스 현대차북미권역본부장을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오른족)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들이 좌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왼쪽은 정의선 회장. 연합뉴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오른족)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들이 좌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왼쪽은 정의선 회장.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선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한국계 미국인 성 김 사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등 무역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북미 시장 전략에 대해 무뇨스 대표는 “우리는 그동안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북미 시장에 많은 투자를 이어왔고, 새 행정부 출범 무렵인 지금 그 결실을 보고 있다”라며 “올해 미국 현지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9’ 생산 계획을 세우는 등 시장 상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55억4000만 달러(약 7조9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전기차 공장 HMGMA를 조성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가동 중이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경영진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경영진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합산 판매량(723만1248대)은 전년(730만4282대) 대비 약 1% 줄었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 각각 83만6802대, 79만6488대를 팔아 양사 모두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판매량 대비 각각 4%, 2% 늘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EV9’ 등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도 친환경 SUV로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장재훈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올해도 역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난관을 극복할 방안을 여러 가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