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령탑에 각 세운 김문수 "정치∙경제 어떻게 분리하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중앙일보 김현동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중앙일보 김현동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경제사령탑과 각을 세우는 발언을 했다. 

김 장관은 6일 고용부 신년인사회에서 “대외신인도, 환율, 기업 투자가 줄어든 것은 분명 정치적 요인 (때문)”이라며 “(최 대행에게) 정치는 생각하지 말고 경제적인 판단만 하면 된다는 건 지금 안 맞는 말”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치와 경제 분리’를, 이복현 금감원장이 ‘사법리스크와 경제의 분리’를 말한 것과 대비된다. 

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 임명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대통령과 총리와 달리 ‘대행의 대행’인 최상목 권한대행은 국무위원과 수평적 관계”라며 “(최 대행과) 의견이 갈릴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국무회의에선 의사를 수렴하고 논의하는 민주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최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경호처를 지휘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은 엄연히 현직 대통령이다. 경호처는 선출된 대통령을 경호하는 것이 1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출된 대통령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경호처가 할 일이다. ‘직무 정지됐으니, 이제는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는 갖춰야 한다”며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국회의원도 많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확정 판결 전에는 무죄 추정이 원칙이고,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국회의원들도) 대우 다 해주고, 월급을 다 준다. 대통령은 기소도 안 된 사람인데, 죄인 취급하는 건 너무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최근 김 장관은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 장관은 “정치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우리 사회가 상당히 답답하고 목마른 게 있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고용노동부 일만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난데없이 대선 선호도로 나오는 상황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