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의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3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자금 운용액은 예금ㆍ보험ㆍ주식ㆍ채권 등 금융자산 거래액(자금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 등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뺀 값으로,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으로 여겨진다.
3분기 가계 소득이 전분기 대비 5.9% 늘었지만(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주택 매입도 전보다 늘면서 여유자금이 줄었다. 지난해 3분기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7만9000호로 2분기(7만7000호)보다 늘었고, 개인 아파트 순취득도 2분기 5만3000호에서 3분기 7만2000호로 증가했다.
반면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은 2분기 21조8000억원에서 3분기 10조5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2014년 4분기(9조1000억원) 이후 9년여 만에 최저치다. 예금 금리 매력이 떨어지자 돈을 빼내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등에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 사려고 빚을 내면서 가계 등의 3분기 자금 조달액은 1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3000억원 늘었다. 자금조달의 대부분은 금융기관 차입(대출)인데 지난해 1분기에 소폭 감소한 후 2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다만 3분기 명목 GDP(국내총생산)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90.8%로 2분기(91.1%)보다 낮아졌다. 김성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10ㆍ11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3분기보다 낮아졌다”며 “4분기 기준으로도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의 하향 안정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 정부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정부 지출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하반기에는 지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편 국내 거주자의 해외채권 투자 확대 등 영향으로 국외 부문 순조달 규모가 36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국외 부문의 자금조달 증가는 대외자산 증가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