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나마운하·그린란드 편입 위해 군대 투입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파나마운하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캐나다에 대해선 관세 등 경제적 수단으로 압박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것에 대해서도 확언할 수 없다”며 “나는 그것(경제·군사적 옵션 배제)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린란드 투표 방해하면 덴마크에 관세”

 
트럼프는 미국의 경제·군사 안보적 측면에서 이들 2곳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트럼프는 특히 이날 회견에선 “그린란드에는 약 4만 5000명(실제는 약 5만 6000명)이 살고 있고, 그들은 독립을 위해 투표를 한다면 미국으로 편입될 것”이라며 “만약 덴마크가 그렇게(그린란드 독립을 방해)한다면 덴마크에 매우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운데)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운데)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가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이 필요하다가 주장한 근거는 안보의 문제였다. 그는 “만약 덴마크에 그린란드에 대한 권한이 있다면 자유 세계의 국가안보를 위해 포기해야 한다”며 “망원경으로 보지 않아도 그린란드 주변엔 중국과 러시아의 함선이 사방에 있고,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지만 현재 주민들은 독립국에 준하는 자치권을 보장받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언제든 국민 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中이 파나마운하 운영…파나마와 논의 중”

 
트럼프는 파나마운하와 관련해선 파나마가 운하 사용료를 미국에 과도하게 부과하며 “파나마가 협정의 모든 면을 위반했고, 도덕적으로도 위반했다”며 “운하(문제)를 현재 그들(파나마)과 논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파나마운하(운영권)를 1달러에 넘겼는데 그들은 다른 나라의 배보다 우리 배와 해군에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며 “그들이 미국에게 한 짓은 우리 배에만 바가지를 씌우고 우리 해군에 바가지를 씌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파나마시티의 미국 대사관 밖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미지가 담긴 현수막을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4일 파나마시티의 미국 대사관 밖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미지가 담긴 현수막을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특히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파나마는 운하 보수를 위해 (미국이)30억 달러(약 4조 3000억원)를 지원해줄 것을 원하고 있어서, 나는 ‘그 돈을 중국에게서 받아가지 그러냐’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멕시코에 대한 무역 적자를 언급하며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Gulf of America)’이라고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만이 많은 영토를 포괄하고 있다”며 “‘미국만’이라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자찬했다.

“캐나다엔 ‘경제적 힘’ 쓸 것”…나토엔 “5% 국방비 내야”

 
트럼프는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력 투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는 달리 캐나다에 대해선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힘’을 통해 압박할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캐나다를 보호하기 위해 매년 수천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고, 캐나다를 지키기 위핸 수천억 달러를 지출한다”며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국경)을 없애고 나면 국가안보에도 훨씬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19년 12월 4일 영국 하트퍼드셔 왓퍼드의 더 그로브 호텔 앤 리조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원탁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19년 12월 4일 영국 하트퍼드셔 왓퍼드의 더 그로브 호텔 앤 리조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원탁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관련해선 “그와 전화했을 때 ‘우리가 보조금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트뤼도는 ‘그러면 캐나다가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유럽에 대해서도 “미국은 유럽연합에 350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데도 그들은 미국의 자동차와 농산물을 사지 않는다”며 “그래서 우리도 그들과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인)2%가 아니라 GDP의 5%를 국방비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해 11월 5일 치러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두번째 회견이자 전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대선 결과에 대한 인증 절차가 종료된 뒤 처음 진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