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싸고, “독단적 결정”이라 반발하는 일부 장관과 충돌했던 최 대행은, 이날 ‘함께’라는 단어를 쓰며 국무위원 간 협력을 수차례 강조했다. 8일부터 시작되는 부처 업무보고에 대해 “주요 현안 해법 회의로 운영하겠다. 장관님의 전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 모두가 힘을 모아 지금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상하 관계가 아닌 내각이 집단 지도 체제로 액션플랜을 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 최 대행의 의지”라고 말했다.
최 대행의 리더십 논란으로 번졌던 지난주와 달리, 이날 국무회의는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였다. 최 대행의 모두발언 뒤 비공개 회의에서 한 국무회의 참석자가 “내각이 함께 똘똘 뭉쳐 단합해야 한다. 소통을 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최 대행도 “좋은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최 대행은 지난 일주일 간 일부 국무위원 및 국무회의 참석자에게 전화를 걸어 “헌법재판관 임명을 사전에 말씀을 드리지 못해 송구했다”며 일일이 양해도 구했다고 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최 대행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관련 경호처 지휘를 요구하며 탄핵까지 거론하며 압박 중이다. 이날 최 대행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최 대행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응한 회의를 주재하는 등 외교·경제 현안에만 집중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도 “최 대행 체제의 리더십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힘을 실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 대행이 야당의 탄핵 압박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마저 탄핵당한다면, 한국 경제와 외교는 모두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