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제가 담배 금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질환연구단 임혜인 박사 연구팀은 금단 증상을 조절하는 새로운 뇌 부위와 신경 기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임 박사팀이 금단 증상과 관련해 주목한 부위는 뇌의 선조체 영역이다. 선조체는 신체를 움직이고, 운동하는 부분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다. 연구에 따르면, 선조체 영역에 있는 ‘콜린성 중간뉴런’을 억제하면 비정상적인 신경 활동 변화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 즉 손 떨림 등 금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치료제로 활용되는 약물인 프로싸이클리딘(procyclidine)이 콜린성 중간뉴런 억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실험했다. 미국 FDA(식품의약품청)에서 파킨슨병 치료제로 승인된 이 약물을 니코틴 금단 증상을 유도하기 전 생쥐에 저용량으로 1회 투약했더니, 금단 증상인 손 떨림이 50% 이상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백선 박사는 “독성 등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향후 금단 치료제 개발 시 임상시험 기간을 크게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선 담배를 끊을 경우 나타나는 금단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니코틴 금단 치료제로 허가된 약물은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이다. 부프로피온은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억제해서 흡연 욕구를 줄이고,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해 금단 증상을 감소시킨다. 임혜인 박사는 “금연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