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하는 러 입장 이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에 다시 공감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 조건으로 주장해온 나토 가입에 반대할 뜻을 밝힌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이전부터 오랫동안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왔다는 것”이라며 “마치 돌에 새겨진 것과 같다”며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한 책임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 있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그런데 그 뒤로 어딘가에서 바이든(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아냐,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해’라고 주장했다”며 “그러면 러시아는 바로 문 앞에 누군가를 들이는 셈인데, 나는 그들이 느낄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나토의 동진(東進)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여겨왔다. 옛 소련에 속했던 발트 3국이 나토에 가입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 안보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런 이유를 들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이 가능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깬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재집권하면 취임 24시간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사실상 이 공약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시인했다.  

현재 러시아군에 국토의 20%가량을 내준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가 보장된다면 이를 감수하고라도 휴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합의 후 러시아와의 협상’이라는 2단계 종전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내가 합의를 이루고 미국이 유럽과 함께 강력한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러고 나서 우리는 러시아와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보장에 대해서는 나토 가입에 따른 집단방위 체제 합류를 선호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 가운데 하나가 나토의 동진인 만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가능한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푸틴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매일 수많은 젊은이가 죽고 있는 판국에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0일까지 기다렸다가 만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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