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세는 분명하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12월 셋째 주)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24%포인트까지 벌어진 지 3주 만에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바뀐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지난 6일)에서도 34.4%, 전국지표조사(NBS·지난 9일)에서도 32%로 나타났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지율 반등 기점은 한덕수 총리 탄핵 이후 같다”며 “민주당에 쏠려있는 힘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12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워낙 입법 폭주하고 일방통행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강한 견제 심리 때문 아니겠냐”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힘 의원뿐 아니라 당원 모두 오만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일부 의원의 우편향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김민전 의원은 윤 대통령 체포 저지 집회를 벌이는 ‘백골단’(반공청년단)과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논란이 일자 다 끝난 회견을 철회했다. 비상계엄을 ‘과천상륙작전’에 빗대 추켜세운 김민수 전 대변인은 임명 당일 사퇴했다. 지난 6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결집한 45명의 여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한 게 아니다”(6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라는 입장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에 대한 지지율을 자칫 계엄에 대한 정당성이나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잘못 해석하면 결국 발등을 찍을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양극화된 언어를 난사하지 않고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12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겸손하고 자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의 반등 추세를 보고 일각에서 강경행동이 나타나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취지”라고 말했다. 당은 최근 당론과 반대 의견을 내 탈당 권유를 받은 김상욱 의원에 대해서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