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내내 이어지는 학교폭력
일진 무리는 김양을 반의 조롱거리로 전락시키면서 주변 친구들로부터 그녀가 배제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례로 국어시간에서다. ‘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 용모가 얼금뱅이(곰보)라는 대목을 교사가 설명할 때였는데 갑자기 손을 들어 “진아 얼굴요?”라고 외치는 식이었다. 그러면 다른 학생들의 웃음이 뒤따랐다. 김양의 얼굴에선 피부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교실에서 그런 사실은 중요치 않다. 일진 무리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는 말도 할 수 없고 학생 노릇도 할 수 없다. 모두가 외면하는 사이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롱하고, 심부름을 시키고, 반항하지 못하게 겁박하는 일은 당연해진다.
그들은 김양에게 매점 심부름을 시켰다. 거절하면 욕설과 손찌검이 날아들었다. 화장실로 끌고 가 김양의 머리채를 부여잡아 무릎을 꿇게 하기도 했다. 일진 무리와 어울리는 남학생들도 가담했다. 그들은 김양이 자리를 비운 사이 김양의 사물함에 우유 테러를 가하거나, 책상을 뒤집어 속 안의 내용물을 바닥에 어질러놨다. 어느 날은 “화장을 알려주겠다”며 얼굴에 이상하게 떡칠한 뒤 사진을 찍어댔다. 지우지도 못하게 해서 그대로 수업을 맞았더니 교사에게 되레 혼나기만 했다.
“종례를 마치고 담임교사에게 피해를 호소했지만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데?’라며 따지듯이 제게 해결책을 물었다.” 김양에 따르면 그날 오후 학급 전용 카카오톡 단체방(카톡방)에서 교사는 대뜸 “우리 반에는 학폭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자 일진 무리는 새 카톡방을 개설해 김양을 초대하더니 “내일은 진아 맞는 날^^”이라고 글을 올렸다. 카톡방을 나가자 다시 초대하고는 ‘죽고 싶냐’면서 이른바 ‘카톡지옥’을 일삼았다.
김양의 모친은 학교를 찾아가 교감과 대면한 자리에서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조사해볼 테니 일단 기다려 보시지요”라는 말을 들은 지 한 달 넘도록 아무 소식이 없었다. 김양이 교사에게 학폭을 알렸다는 이유로 학폭의 수위만 더 심해졌다. 차라리 전학을 보냈으면 하지만 10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보험사 일로 생계를 책임지는 모친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형편이 되지 않는다.
“올해만 넘기면 학급이 해체되고 새로 편성되지 않나. 학교도 이런 사실이 외부에 공개돼서 좋을 것도 없고 그저 피해 학생이 버텨주기만을 기다리는 것.” 김씨가 말한다. 그는 학폭 가해를 멈추게 해달라는 김양 모친의 의뢰를 수락했다. 단순히 김양의 진술뿐 아니라 카톡방에 남은 폭력적인 언사와 김양이 과거 촬영해둔 신체의 멍 자국 등을 확인한 뒤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한 김양에게는 핸드폰 녹음기를 종일 켜둬서 학폭에 대한 증거를 남겨두라고 했다.
이날 김씨가 확인한 같은 반의 가해 학생은 총 4명이다. 김씨는 지역 내 20대 초반 조직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가해 학생 4명에 대한 수소문을 부탁했다. 이윽고 해당 고등학교 출신의 21세 남성에게 전화가 걸려와, “걔들은 일진 무리가 맞다. 3학년 후배에게 물어보니 꽤 예쁨받는 후배들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11월 중순, 김씨는 조그마한 진흙 화분을 들고 김양이 다니는 학교 근처로 향했다.
(계속)
학폭을 방치한 여교사를 불러낸 탐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해 학생 4명이 누군지 알 것이다. 싹 다 끌고 데리고 나와라.”
항의하던 교사를 조용하게 만든 한마디는 뭐였을까요.
사적 제재 지적에 “그게 현실이다”라는 탐정의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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