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철강사, 일본 매각 불발된 US스틸 헐값 인수 타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튼의 US스틸 공장 전경. AP=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튼의 US스틸 공장 전경. AP=연합뉴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하자 미국 철강기업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경쟁사인 뉴코어와 손잡고 US스틸을 인수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13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US스틸을 현금으로 인수한 뒤 US스틸의 자회사인 빅리버스틸을 경쟁사인 뉴코어에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클리프스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주당 30달러대라고 CNBC는 전했다. 이는 앞서 일본제철이 제시한 주당 55달러의 인수가격(총 141억 달러)보다 크게 낮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대해 "국가 안보와 매우 중요한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30일 이내에 인수 계획을 포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두 회사에 명령했다.


미 정부가 US스틸의 일본제철 인수를 불허하자마자 클리프스의 로렌코 곤칼베스 최고경영자(CEO)는 US스틸 인수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특히 곤칼베스 CEO는 US스틸 재인수 도전 기자 회견에서 일본제철 회사뿐 아니라, 일본 자체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일본 TBS의 보도에 따르면, 곤칼베스 CEO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나쁘고, 무섭다. 하지만 일본이 더 나쁘다. 일본은 중국에게 덤핑과 과잉생산 방법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그는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전한 사실을 상기한 뒤 "일본은 조심해야 한다. 1945년(패전)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우리(미국)의 피를 빠는 걸 멈춰라. 우리는 미국인이다. 미국과 미국인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경영과 무관한 민족주의적 발언에 미 뉴스사이트 악시오스도 '반일 발언으로 가득찬 기자회견'이라고 보도했다고 TBS는 전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앞서 US스틸을 72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US스틸로부터 퇴짜를 맞은 바 있다.

한편 일본제철은 US스틸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과 인수 계획을 심사한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상대로 불허 명령 무효화와 재심사 청구 소송을 미 연방 항소법원에 제기했다.

아울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 데이비드 맥콜 미국철강노조 위원장 등이 US스틸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위법 활동을 했다고 판단해 이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별도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