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역대 최대 2조원대 수주 '잭팟'...그룹 효자된 바이오사업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4일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2조747억원(약 14억1011만 달러)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창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잭팟 계약이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룹 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2조원 CMO 수주 성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고객사와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매출 1조원 고지를 넘어섰는데, 연매출 4조원 달성도 확실 시 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연간 수주액(5조4035억원)의 약 40%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창립 이래 가장 크다. 지난해 10월 아시아의 한 제약사와 1조7028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최대 수주 기록을 세웠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개월 여 만에 이를 경신했다. 

2011년 창사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누적 수주 총액은 176억 달러(약 25조7347억원)를 넘어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제약업계 상위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1조원 규모 ‘빅딜’을 3건 연속 체결하며 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JP모건 콘퍼러스에서 발표 예정이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JP모건 콘퍼러스에서 발표 예정이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효자 된 바이오 사업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의료 기술 발전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조설비를 선제적으로 늘리며 생산능력을 확보하면서 성공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2조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에 18만L(리터) 규모의 5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4월 가동이 목표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총 78만4000L로 늘어난다.

 

9년 연속 JP모건 콘퍼런스 참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개막한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참가하며 수주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다. 올해 행사에는 550여개 글로벌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관계자 약 8000명이 모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부터 9년 연속 JP모건의 공식 초청을 받아 핵심 무대인 그랜드 볼룸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그랜드 볼룸은 선별된 27개 기업만 설 수 있는 무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일차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직접 발표를 맡아 취임 이래 최대 실적 경신 배경과 올해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국내업체도 참가해 해외 투자 유치와 기술 이전 등 외부 협력을 모색한다. 이번 행사에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 등 주요 기업 오너 3세도 참석해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인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는다. 

개막 연설에 나선 제러미 멜먼 JP모건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 공동 책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시장 전반과 산업 내에 변동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대해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