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어 윤석열 괴뢰가 수사당국으로 압송된 소식을 국제사회가 긴급보도로 전하면서 정치적 혼란에 빠진 괴뢰 한국의 현 상황을 집중조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은 북한 주민이 보는 대내 매체다.
방송은 외신이 “윤석열의 비참한 운명과 더욱 심화될 한국의 혼란 상황에 대해서 평했다”고 전했다. 또 “최악의 경우 윤석열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등 내용도 외신의 전망을 인용해 전했다.
북한 당국이 나서 예의 원색적인 비난과 조롱을 쏟아붓는 대신 외신 보도를 인용해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을 전한 데는 이를 선전선동에 활용하는 게 김정은 독재 체제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를 받는 모습은 1인 수령 체제 하에 살아온 북한 주민에게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도 한동안 침묵하다 같은달 11~12일에야 관련 소식을 내부 매체를 통해 전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5일 실시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에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참여한 데 반발했다. 외무성 대외정책실장은 17일 발표한 담화에서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자위권 행사가 더욱 강도 높이 단행될 것임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고 밝혔다.
이번 연합훈련은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선 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진행됐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3국의 공중 전력을 한반도에 동시 전개함으로써 추가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외무성 대외정책실장은 “극도로 첨예화된 조선반도지역의 긴장상태에 새로운 불안정 요인을 더해주는 미국과 그 추종동맹국가들의 도발행위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한다”며 반발했다. 또 “이미 천명한 대로 최강경대응전략에 따른 보다 철저하고도 완벽한 자위권의 행사로써 적대세력들이 기도하는 임의의 군사적 도발행위도 강력히 억제해나갈 것이며 국가의 안전이익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미·일은 지난 15일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한 가운데 한반도 인근 공해상공에서 한·미·일 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훈련 중인 대한민국 공군 F-15K 2대와 일본 항공자위대 F-2 2대, 미국 B-1B 랜서 2대. 국방부
동시에 북한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미국이 반공을 변함 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 실체임을 감안할 때 올해 또다시 증가된 군비가 특히 조선반도와 지역에서의 군사력충돌위험을 가일층 증대시키는 데로 돌려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방위비 증액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