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원 전 모습. AP=연합뉴스
폐렴으로 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오랜 병이 전쟁의 부조리함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교황이 자사 편집장 앞으로 보낸 서한을 신문 1면에 게재했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병에 걸려 누워 있는 동안 전쟁이 더욱더 어리석게 느껴진다”며 “인간의 나약함은 영원한 것과 사라질 것, 삶을 살리는 것과 죽이는 것을 더욱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다”고 썼다.
교황은 이와 함께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며 “말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말이 분열이 아닌 화합을 이루는 데 쓰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교황은 전쟁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외교와 국제기구가 활력과 신뢰를 되찾아야 하고, 종교가 평화와 형제애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의 루치아노 폰타나 코리에레델라세라 편집장의 편지에 대한 답신으로 이 편지를 보냈다.
양쪽 폐의 폐렴으로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 넘게 장기 입원 중인 교황은 최근 병세가 눈에 띄게 호전됐다.
이와 맞물려 지난 16일에는 교황의 사진이 입원 이후 처음으로 공개됐고 이제는 교황이 직접 언론사에 편지도 보내면서 대중과 소통을 점차 늘려가는 모습이다.
현재 가톨릭교회의 2인자인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17일 취재진과 만나 교황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 버킹엄궁은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4월8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교황청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마련된 이번 일정은 교황청 내부에서 그때까지는 교황이 병원에서 퇴원해 공식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라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17일 입원 이후 처음으로 산소 공급량을 줄이고 짧게나마 자가 호흡을 하는 등 산소 치료 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있다. 교황청은 교황이 병상에서도 가능한 한 업무를 보면서 기도와 휴식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