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95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565명(14.6%) 증가했다. 역대 11월 가운데 2019년 11월(2만3727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증가 폭과 증가율은 2010년 11월(6146명·17.5% 증가) 이후 14년 만에 최고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를 보면 전년 같은 달 대비 가장 높은 증가 폭·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월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5년 3월~7월 이후 9년여 만이다. 또한 17개의 광역 지방자치단체별로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연속 모든 지자체에서 출생아 수가 늘었다. 이는 2010년 9월~11월 이후 14년 만이다.
통계청은 이런 긍정적 흐름이 지난해 12월에도 이어졌을 거라고 본다. 예측이 맞다면 연간 출생아 수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증가하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3일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출생자 수가 24만2334명으로 전년보다 3.1% 늘었다”며 “9년 만에 증가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합계출산율도 9년 만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의 합계출산율은 통계청 전망치(0.68명)를 웃돌고 전년(0.72명)보다도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는 설명이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25일 “0.74명 내외”로 예측했다.
이어지는 출생아 수 ‘플러스’ 행진의 배경에는 전년(2023년) 출생아 수가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에코붐 세대’(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로 1991~1996년생)가 주요 출산 연령대인 30대에 진입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미뤄졌던 혼인이 2022년 하반기부터 몰리면서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진 면도 있다.
올해에도 출생아 수 증가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선행지표인 월간 혼인 건수가 전년동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연속 플러스를 찍었다. 11월의 경우 1만8581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887건(11.3%) 증가했다. 역대 11월 가운데 2010년 11월(12.3%)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가 폭은 2015년 11월(2445건 증가)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혼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영향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 비중이 52.5%로 최근 8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비중은 68.4%로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하며 6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정부의 강력한 출산 인센티브 대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국 불안에 따라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구심점을 잃었기 때문이다.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려고 했던 움직임이 둔화한 게 대표적 사례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생아 수가 완연한 반등세를 타는지는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사망자는 2만9219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145명(3.8%) 감소했다. 같은 달 2만95명이 태어나고 2만9219명이 사망하면서 9124명이 자연 감소했다. 2019년 11월부터 61개월 연속 자연 감소 흐름이다.